표선지역 물폭탄에 침수 피해…저류지는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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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까지 물 차올라 버스운행 중지…저류지는 바닥 드러내 '무용지물'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지역에서 지난 13일 오후 폭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했지만 같은 시각에 저류지는 바닥을 드러냈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지역에서 지난 13일 오후 폭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했지만 같은 시각에 저류지는 바닥을 드러냈다.

서귀포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표선지구 배수개선사업 일환으로 저류지를 설치했으나 제 기능을 못하면서 되레 침수 피해만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 표선면지역은 기습 폭우로 275㎜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4시 표선리 예담요양원 일대 도로는 사람의 허벅지 까지 물이 차올라 대형버스도 통행하지 못했다.

이 일대 도로는 온통 물바다가 됐지만 정작 표선리 저류지는 작은 웅덩이처럼 물이 고인 채 곳곳에 바닥을 드러냈다.

서귀포시는 집중호우 때마다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되고, 주민들이 고립되면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15억원을 투입해 표선·성읍·가시리 일대에 4개의 저류지와 배수로(6.2㎞)를 조성했다.

4개의 저류지는 총 12만8000t의 빗물을 가둘 수 있도록 설계다. 그러나 시간 당 80㎜의 비가 내려 하천과 도로가 범람하는 상황에서는 바닥을 드러내면서 홍수 조절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표선면 허브동산 관광지를 비롯해 과수원에서도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주민들은 빗물이 물길을 따라 저류지로 흘러들어야 하는데 배수로와 집수관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아 도로가 빗물이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강연호 의원(무소속·서귀포시 표선면)은 “표선리 도로마다 버스운행이 중단됐는데 저류지 2곳은 물을 저장하지 못하고 바닥을 드러냈다”며 “사유지까지 매입해 건립한 저류지의 위치가 적절하지 않았는지, 설계가 잘못됐는지 진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양문 도 도시건설국장은 “하천 범람과 농경지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농촌지역마다 배수개선사업 일환으로 저류지를 설치했다”며 “원인을 파악해 목적에 맞게 보강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007년 태풍 ‘나리’의 내습으로 13명이 사망·실종하고 16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이후 도내 곳곳에 저류지를 설치했다.

제주지역에는 229곳의 저류지가 조성돼 총 624만t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저류지의 설치 목적은 배수개선이 85곳(201만t)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재해위험개선 65곳(172만t), 하천 홍수저감 14곳(174만t), 도로 역류차단 60곳(62만t)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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