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목전 기습 폭우에 만감류 농가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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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표선 등 국지성 호우
수확 한창 ‘황금향’ 피해
천혜향 등 열과 현상 우려
지난 13일 내린 집중호우로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황금향 하우스 바닥 곳곳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다.
지난 13일 내린 집중호우로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황금향 하우스 바닥 곳곳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다.

“추석 대목만 바라보며 애지중지 관리했는데 폭우가 모든걸 할퀴고 가버렸습니다.”

지난 13일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과 표선면 일원에 ‘물폭탄’이 쏟아지며 하우스가 침수된 천혜향 등 만감류 재배 농가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16일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황금향 하우스에서 만난 한모씨(58)는 빗물에 침수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하우스 안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황금향 하우스(1980㎡)와 천혜향 하우스(3960㎡) 농사를 짓고 있는 한씨는 “수확을 앞둔 황금향은 당도를 높이기 위해 30일 전부터 물을 주지 않고 정성껏 돌봤는데 이번 폭우로 하우스가 침수돼 당장 수확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설 명절 전후로 수확이 이뤄지는 천혜향도 이번 폭우에 따는 침수 피해로 갑자기 수분 공급이 많아지며 열과(裂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열과는 물리적 요인이나 병충해 등에 의해 과일이 갈라지거나 쪼개지는 현상을 말한다.

한씨는 “지난해에도 하우스가 침수돼 행정에 배수개선 대책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남원읍 위미리에서 천혜향 하우스(4950㎡) 농사를 짓고 있는 오모씨(56)도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오씨는 “당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분 공급을 중단한 하우스 안에 물이 차면서 열과가 많이 생기고 있다”며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을 생각하니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고철환 남원읍장은 “우리 지역에 불과 1~2시간 사이에 엄청난 양의 국지성 호우가 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지난 15일까지 귀포시에 접수된 농가 피해 규모는 155농가(96.2㏊)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남원읍 137농가(80.6㏊), 표선면 11농가(13.3㏊), 성산읍 7농가(2.3㏊)이며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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