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다음은 한라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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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첫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제주는 대표적인 남북회담 장소로 떠올랐다.

그 해 9월 김용순 노동당비서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제주를 방문, 남북특사회담을 가졌고, 뒤를 이어 남북국방장관회담, 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잇따라 제주에서 개최됐다.

2005년에는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 2006년 6월에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 제12차 회의가 제주에서 열렸다. 이처럼 제주는 남북 화해협력의 장으로 떠오르며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당시 제주를 찾은 북측 인사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김용순 노동당 비서다.

그는 항파두리, 생각하는 정원 등을 거쳐 숙소인 신라호텔로 향하던 중 갑자기 동선을 바꿔 한라산 영실에 올랐다. 공식 일정에는 없었지만 김 비서의 요청으로 영실 방문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태풍 ‘사오마이’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 때문에 김 비서는 한라산 등반은 하지 못했다. 그는 제주를 떠나면서도 “한라산을 올라가는 데 힘이 드느냐. 한라산에 한 번 가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오른다. 남북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소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후 만찬에서 건배사를 하면서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소망을 김 위원장이 들어준 것이다. 남북 정상이 함께 백두산을 오르는 모습만으로 국민들은 한반도의 평화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온 느낌을 받을 것이다.

▲필자는 남북 정상의 백두산 방문 소식을 접하며 9월 평양공동선언 중 가까운 시일 내에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기로 한 내용에 주목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때 문 대통령이 한라산 등반을 제안하면 어떨까.

평양에서 백두산까지 가는 경로보다 오히려 서울서 제주에 오는 경로가 더 쉽고 편할 것이기에 일정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한라산 등반을 한다면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꿈이 더 크게 영글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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