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의 송백(松栢)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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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제주신보가 오늘(27일) 창간을 맞았습니다. 2012년 12월 제주일보 부도 이후 임직원들이 비상대책위를 구성, 제주의 최고 전통지를 살려내겠다며 피땀을 흘린 지도 벌써 6년이 다 돼갑니다.

비대위가 신문 제호를 제주신보로 바꾼 것은 광복 후 제주도민들이 처음 만들어낸 신문이 제주신보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독자와 도민 여러분께서 알고 계시듯 제주신보의 역사는 제주신문-제주일보로 이어져왔으나 제주일보 부도 사태로 단절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주신보는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제주신보 임직원들의 비장함과 제주의 신문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필자는 참으로 힘들었던 그때를 떠올리며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歲寒圖)’에 실려 있는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知松柏後凋也)’라는 말을 되새겨 봅니다.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는 뜻입니다.

제주신보 임직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세한도의 송백(소나무와 잣나무)처럼 흔들림 없이 언론의 책임을 다하려고 굳은 의지와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에 이르렀다고 독자와 도민 여러분께 감히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정신을 잊지 않고 앞으로 백년, 이백년의 역사를 써나갈 것도 다짐합니다.

▲중국 당나라 때 시인 왕지환의 시 ‘등관작루(登雀樓)’에는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천리 밖까지 바라보고자 다시 누각을 한 층 더 오른다’는 뜻입니다.

꿈이나 이상이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제주신보 임직원들도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이상을 갖고 발전하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입니다. 공평하고 치우침이 없는 대공무사(大公無私)의 자세로 독자와 도민들의 뜻을 받들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지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주의 미래를 열어가는 신문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명심보감에 “길이 멀어야 말(馬)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오래 돼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주신보는 앞으로도 오랜 세월, 머나먼 길을 독자 및 도민 여러분과 함께 걷고자 합니다. 세한도의 송백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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