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배려로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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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대우

“설과 추석 명절, 가족끼리 차례 음식을 나누고,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 간 화합을 다지는 그런 자리가 돼야 할 명절. 하지만 명절 연휴가 길어져 차례는 지내지 않고 큰 돈 써가며 해외여행 가는 세태. 즐겁지 아니하고 집안 분란만 일으키는 명절. 이런 명절을 없애주세요. 없애지 못한다면 명절 연휴를 없애주세요, 그리고 대체휴무도 없애주세요.”

추석 명절 연휴 얼마 전, 이 같은 내용의 명절을 폐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쏟아졌다.

명절 스트레스가 심하고, 현대사회에 들어 추석의 의미도 퇴색됐으니 아예 없애자는 취지의 청원들이었다. 폐지 요청 이유도 다양했다.

‘농경사회가 아니어서 추석의 의미가 예전 같지 않다’, ‘각 가정마다 추석 풍습 축소 추세’, ‘추석 연휴로 인한 불필요한 경비 과다 지출’, ‘명절 이후 이혼율 증가와 저출산 증가 추세로 명절로 인한 이혼은 국가에 매우 타격적임’, ‘자가용을 이용한 민족 대이동으로 인한 각종 사고 발생’ 등.

명절과 명절 연휴를 없애는 대신 환경보호 차원에서 식목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등 추석 연휴 재분배 요구도 있었다. 또한 SNS 등 온라인상에서도 추석이 다가오면서 ‘제사 없애는 법’에 대한 글들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명절이 가족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합을 해친다는 이유들이 많았다.

매년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 만 되면 주부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해지면서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추석 명절 연휴 기간 내내 온갖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며느리와 시집 간의 갈등, 명절로 인한 부부 간의 갈등, 처갓집과 사위 간의 갈등 등 명절증후군과 관련된 내용들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명절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이 얼마나 컸으면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명절이 끝나고 이혼소송이 많이 들어왔으면 한다는 농담도 오간다고 한다.

실제 명절 전후로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통계 조사도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설과 추석 연휴 전후로 하루 평균 577건의 이혼신청서가 접수됐다.

다른 달의 하루 평균 이혼 신청 건수 298건의 갑절 수준이며, 연간 이혼의 20%가 이 시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선물 마련, 명절 음식 준비, 연휴에 친정이나 시댁에 가는 순서 등을 놓고 부부 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아내는 아내대로 시댁과 남편의 무심함에 마음이 상하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나 처가에 대한 평소의 섭섭함이 명절 연휴를 보내는 동안 표출되면서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혼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이제 명절은 지났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명절증후군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부부 및 가족들이 많을 것이다.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한다. 자신의 뜻과 욕심은 잠시 뒤로 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다.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만 양보한다면 명절증후군으로 인한 가족분열은 막을 수 있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다음 달 3일부터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에서 2018 람사르습지 동백동산 생태문화체험행사, 4일부터는 한라체육관에서 육아박람회가 열린다. 그리고 제주 오름과 중산간 들녘에는 억새가 만발해 방문객들에게 초대의 손짓을 하고 있다. 연휴 기간 서로에게 섭섭한 마음을 접어 두고 서로 손 잡고 행사장과 제주 자연을 찾아 휴식을 즐기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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