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사안을 쉽게 엎고, 뒤집는 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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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추석 민심을 읽었는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도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제주신화월드에 대한 행정사무조사의 건을 부결 처리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도의회를 향한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6·13 선거 결과는 총 43석 가운데 민주당 29석, 무소속 4석, 자유한국당 2석, 바른미래당 2석, 정의당 1석, 교육의원 5석 등으로 분류됐다. 이에서 보듯이 11대 도의회는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독과점하고 있다. 지방의회 권력 지도엔 전례 없는 변화다.

이런 구도에도 도민들은 우려보다는 기대를 걸었다. 그 어느 때보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이 강화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실망이다. 행정시장 인사청문회 등 도민적 관심 사안에 대해선 언행의 일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행정사무조사의 건도 그렇다. 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를 동의할 당시 상수도는 하루 1인 기준 333ℓ였지만 제주도의 사업승인 과정에선 136ℓ로 낮춰졌고, 하수도 역시 300ℓ에서 98ℓ로 적용됐다. 반면에 객실 수는 당초 1443실에서 3117실로 늘어났다. 사업자는 이로 인해 170억원의 원인자부담금을 줄일 수 있었다. 세금 감면액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특별업무보고 과정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허창옥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신화역사공원(제주신화월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요구서’는 표결 결과 찬성(13표)이 출석 의원(34명)의 과반(17명)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요구안 발의에는 22명이 동의를 했음에도 말이다. 이래놓고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은 다음 달에 관련 요구안을 재발의 할 방침이다. 자신들이 만든 상황을 스스로 엎고, 여론에 떠밀려 쉽게 뒤집는 행태가 유감스럽다. 새로운 도의회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초심은 흐릿하고, 중심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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