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인권과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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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前 백록초등학교장·동화작가

며칠 전 제주시청 옆 도로에서 여학생들이 학생의 인권을 위한 가두홍보를 하며 설문조사하는 걸 보았다. 학생의 인권을 위해 거리에 나선 여학생들은 정의의 투사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체벌이나 성희롱, 성추행 등은 인격을 말살하는 일이라는 게 당연시되고, 이를 어기면 법적으로 제재를 받는다. 인권을 중시하는 철학이 확산되고 있어 언젠가는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될 거라고 믿지만 아직도 여성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 여학생들이 거리에 나선 것일 게다.

학생들의 인권, 더더구나 여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난감함을 느낄 때가 많다. 학생들이 주로 상대하는 분들이 선생님이다 보니 학습지도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인권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파마와 염색을 하는 여학생들을 단속하고, 공부에 방해가 되는 스마트폰 보관, 소지품 검사를 하면 학생의 인권을 무시한다는 욕을 듣기도 한다. 체벌을 교육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과거의 교육방법에서 벗어나 보다 민주적이고 인간중심의 교육이 보편화되고 있어 학교현장이 달라지고 있다. 아직도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교사가 있다면 반성하고 고쳐야 할 일이다.

학생의 인권침해는 가정에서도 일어난다. 덜 성숙한 인격을 가진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무자비하게 폭력의 대상으로 삼는 수가 많다. 밥상머리 교육이나 배려라는 방법으로 다루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대하는 일이 다반사다. 부모라도 자녀의 인권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자녀를 바르게 키우려 한다면 자녀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사랑으로 지도해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공감하고 아픔을 위로해 주어야 바른 인성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학생의 인권은 사회에서도 무시당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노동현장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사업주의 횡포를 언론을 통해 만나게 된다. 학생들이 일한 만큼의 대우를 해주지 않는 비인격적 행동을 하는 주인들이 있다. 그러나 권리와 이익만 챙기려는 학생들도 있어 사업주의 인권은 어디에서 찾을 것이냐고 항의하는 사업주가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성인들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인권침해도 문제지만 학생들의 인권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왕따니 따돌림이니 하여 친구들을 제물로 삼는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않는다. SNS를 통해 친구를 집단으로 비난하여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상급생에 의해서 학교폭력이 자행되었다면 현재는 친구를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의 제물로 만들어 버린다. 특히 장애학생들이나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학생들이 피해가 크다.

거리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요구하는 것도 좋겠지만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더욱 염려스럽다. 서로 배려하고 사랑해야 할 학교에서 다양한 폭력은 피해 학생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다. 학교폭력으로 학교를 떠나거나 마음속에 병을 키우는 학생들이 사라지길 바라면서 학생들 스스로 인권을 존중하고 학교폭력을 없애는 데 앞장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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