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질서를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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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물러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 꼬리를 감췄다. 그 자리를 재빨리 가을이 똬리를 틀어 앉았다. 세상을 집어 삼킬 것같이 뜨겁게 달구었던 폭염도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동안 불볕더위로 인해 뜸했던 각종 행사가 가을이 되자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다. 때를 같이해 남북정상 회담도 열렸다. 두 정상은 종전선언, 경제협력,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협약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바라는 비핵화 문제는 미적거리고 있는 듯하다.

어간에 온 국민이 바라던 남북통일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법과 원칙도, 인권도 없다. 그들이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올해 안에 종전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생각대로 성사될지는 의문이다. 너무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차분하게 처리해도 될 일이다. 지금 나라 안도 그리 녹록지 않다. 경제가 요동치고,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주택 문제 등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나라가 안정돼야 모은 일이 잘 풀릴 것이 아닌가.

얼마 전 헌법재판관과 장관후보자 청문회가 열렸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폐를 청산한다는 미명하에 위장 전입, 병역 기피, 논문 표절, 불법 재산증식, 세금 탈루,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7대 비리에 대해서는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과거나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물론 후보자들이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반성은커녕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남의 탓으로 일관하고 법을 어기고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는 게 아닌가.

특히 교육부장관후보자는 딸의 위장전입을 8번이나 했다. 그러고는 그것은 투기가 아니라 자녀교육을 위한 것이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장관이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청렴이 최우선이다. 작은 모임에도 회장이 규정을 어기고 부도덕하면 회원이 따르지 않는다. 하물며 명색 나라의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이 법을 어기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옳은 일은 아무리 작아도 행하고, 그릇된 일은 아무리 작아도 하지 말라”고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법은 있으나 그것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얼마 전 민방위훈련 하는 날에 모 단체에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차로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고 한다. 공권력도 무너지고. 119 구급대원들도 폭력에 생명을 잃고, 의사들도 환자에게 구타당하기도 한다.

법과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 하고, 솜방망이 처벌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법을 가벼이 보고 있는 듯하다.

법과 질서는 귀찮고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지킴으로써 평화롭고, 아름답고 편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법과 규정은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이를 수호할 때라야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질서를 준수할 때,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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