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하수 유출사고, 근본대책 서둘라
또 터진 하수 유출사고, 근본대책 서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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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한경면 판포리 서부하수처리장에서 막대한 양의 오수가 잔뜩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 일대 해안이 누런 오수로 오염됐고, 주민들은 악취로 고통을 겪었음은 물론이다. 오·폐수 수위를 조절하는 중계펌프장의 제어장치가 고장 나 하수처리장으로 가야할 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었다고 한다.

하수처리장의 오수가 바다로 유출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비슷한 사고가 터진다. 이미 하수 처리용량을 넘어선 제주시 도두하수처리장이 대표적인 곳이다. 지난해만 해도 도두어장에 하수침전물인 슬러지가 쏟아져 해녀들이 도청을 찾아 집단항의한 바 있다. 심지어 2016년엔 연중 197일을 수질 기준을 초과한 물을 바다로 방류한 적도 있다.

알다시피 하수란 설거지물이나 화장실물이 뒤섞인 오염된 물이다. 그 하수는 마땅히 처리시설에서 걸러져 공공수역으로 배출돼야 한다. 그렇지만 오수 유출이 되풀이되는 실상을 보면서 제주바다 및 생태계가 온전할까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이런 문제가 어느 날 갑자기 불쑥 나타난 게 아니어서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상황이 이럴진대 근본대책은 여전히 허술하다. 도내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시설용량을 초과해 증설을 서둘고 있지만 주민반발에 밀려 차일피일 미뤄지는 거다. 한경면 판포와 구좌읍 월정의 동·서부하수처리장 확충사업이 그렇고, 도두하수처리장 역시 여태 사업방식을 결정하지 못해 현대화사업이 1년 넘게 표류하는 중이다.

사업 과정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계속해 주민 눈치나 보며 좌고우면해선 안 된다. 해법은 달리 없다. 가깝게는 이 사안이 도민 모두가 떠안아야 할 과제란 점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인구 100만명에 대비해 하수 처리용량을 기존 24만t에서 43만t으로 늘리는 증설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할 터다. 언제까지나 하수 문제를 땜질로 넘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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