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훈증목, 사후 관리 허술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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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한 그루라도 나오면 방제에 모든 행정력을 다해야 한다. 그 전염력과 후유증이 엄청난 탓이다. 그럼에도 도내 탐방로 곳곳에 벌채된 훈증목이 방치돼 사후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정읍 신평곶자왈의 경우 훈증목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마치 소나무 무덤을 연상케 한다. 휴식과 힐링을 위해 나선 탐방객들이 유쾌할 리가 없다.

제주지역은 곶자왈과 오름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책길이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재선충병 감염목에 대한 벌채가 이뤄져 탐방 내내 소나무 무덤을 만나게 된다. 청정제주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것과 다름없다. 본지 어제자에 보도된 사진만 해도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그 몰골이 처참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재선충병 훈증목에 대한 후속 처리가 행정편의적이라는 점이다. 산림청은 원칙적으로 파쇄나 소각, 매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서귀포시는 일일이 옮기기 힘들다는 이유로 훈증목을 벌채 현장에 방치하는 실정이다. 훈증목이더라도 매개체 유충이 다시 산란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응용곤충학회와 산림청 등의 연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재선충병 방제작업이 헛수고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마저 낳는다. 훈증목을 덮어씌운 방제포가 찢어졌거나 없어진 곳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약제 효능이 사라져 감염충 박멸이 안 되면 도리어 재선충병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훈증 방제의 허술한 뒷마무리는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적절한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산림 전문가들은 감염목 한 그루라도 잘못 방치할 경우 재선충병 완전 방제에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99%를 방제했더라도 1%를 놓친다면 또다시 재선충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라도 훈증목을 쌓아둔 곳을 현장 점검해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길 바란다. 재선충병 청정지대라는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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