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찾으려면 가면을 버려라
들꽃을 찾으려면 가면을 버려라
  • 제주신보
  • 승인 2018.10.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고대 로마시절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한다.

가면을 쓰면 배우들은 자신의 맨 얼굴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자신의 감정이나 표정을 들킬 염려가 없다.

때문에 고대 로마의 배우들은 현대의 배우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극 무대를 정치판으로 바꾸더라도 가면 쓴 정치인이 맨 얼굴의 정치인보다 손쉽게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면 쓴 정치인은 고귀하고 신분이 높은 가면을 골라 쓰고, 그 가면에 걸맞은 역할을 즐기게 된다. 가면에 가려진 눈은 유권자들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쳐다볼 필요도 없다.

반면, 맨 얼굴의 정치인은 시민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들은 시민들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해야 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하기에 더욱 진솔해야 하며 몸과 마음도 힘들다.

하지만 이들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했기에 ‘신뢰와 지지’라는 보상을 받게 된다.

▲정치인의 가면은 무엇일까. 종류야 많겠지만 필자는 막강한 권한·권력을 행사했던 장·차관이나 판·검사 등 고위 직책, 그리고 엄청난 재력가 등을 우선 꼽아 본다. 이들 가면은 일반 시민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를 쓴 정치인도 가면의 역할에 빠져들기 쉽다.

가면 쓴 정치인은 진보·보수 진영 가릴 것 없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진보 진영보다는 보수 진영에 가면 쓴 정치인이 많다고 느낀다.

지금껏 선거 때마다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보다 장·차관이나 판·검사 출신 인사, 재력가 등에게 더 많은 공천을 해왔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위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지난 1일 “온실 속 화초, 영혼 없는 모범생, 열정 없는 책상물림만 가득했던 한국당의 인재 선발 기준을 송두리째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친 들판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자라난 들꽃 같은 젊은 인재들을 등용하겠다”고 했다.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무사안일 했던 정치인들을 물갈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진 풍파를 이기고,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짙은 향기를 머금고 피어나는 들꽃. 이 같은 인재들을 찾으려면 우선 가면을 벗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