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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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숙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정말 다양한 삶들이 있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많은 무리 중에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혼자라서 혼자인 사람도 있지만 본인 중심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을 말할 수도 있다. 혼자만의 삶도 그리고 함께하는 삶도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삶을 꿈꿀 것이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은 어떤 삶을 말할까.

얼마 전 친구 부모님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니가 쓰러지셨고 거동을 못했는데 지금은 불편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매일 새벽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동네 학교 운동장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운동장 열 바퀴를 도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라고 한다.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금도 걷고 있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새벽마다 한 아주머니가 한 쪽이 마비된 남편을 부축하고 매일 걷는 모습을 보았다. 어느 비 오는 날 남편을 부축하고 우산을 남편에게 씌워주면서 본인은 비를 다 맞으며 걷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찡했던 생각과 함께 친구아버지 이야기를 듣는 내내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삶이 저런 삶이 아닌가 생각했다. 아름다움은 애쓰며 또 애쓰며 희생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 삶인 것을, 노고 없이 이루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 헌신의 삶이 너무나 귀한 세상이다. 씨 뿌리고 여름 내내 잡초제거를 위해 땀방울은 흘리지 않고 좋은 열매만 바란다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우리의 생명줄은 무엇으로 이어갈까. 아마도 내가 하지 않고 누군가 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세상 살기가 참 힘들 것 같다.

잘못 들어선 길에 오래 머물다보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늘 우리가 방향은 맞게 잡았는지 혹여 내가 편하자고 옆 사람이 힘든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볼 때 참 고단한 길을 가는 사람도 있다.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길이기에 피하지 않고 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 선택해서 가는 사람도 있다. 어찌되었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인가 느껴지는 것이 있다.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그 풍김을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편한 것만을 쫓는 삶에서는 결코 느껴지지 않는 그 풍김이 많아진다면 살맛나는 세상, 그리고 넉넉한 세상살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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