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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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수필가

인간은 일생 동안 갖가지 갈등(葛藤)에 시달리게 된다. 갈등은 인간관계나 일상이 복잡하게 뒤얽혀 풀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거나, 내면의 상충되는 사고로 고민하게 되는 심리적 상태이다. 갈등은 생명체처럼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겪으며 무수한 인과관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갈등은 원초적으로 유아기 모성애를 독점하려는 형제자매 갈등에서부터 시작된다. 성숙하는 과정의 자아충동과 인간관계 형성에서 발생하는 개인 간 갈등을 비롯한 수많은 갈등의 여건 위에 인간이 존재하고 있음이다.

인간은 성숙하면서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데,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질 수 없는 데서 출발한다. 가치에 대한 기대와 자신의 능력부족에서 오는 박탈감, 자신만이 느끼는 자괴감과 피폐함으로 갈등이 생성된다. 자아실현과 부와 명예를 추구하지만 자신의 정한 목표에 근접하기란 쉽지 않다. 국가 사회적 환경이 개인 기준에 맞춰져 있지 않고, 조직이나 사회적 환경의 가치와 자신의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내적 갈등은 자신이 겪는 내면 갈등과 가족을 비롯한 개인 간 갈등이다. 가족은 존비속과 인척으로 구성되며 가족구성원의 집합체가 모여 사회를 구성한다. 혈연·지연·학연과 이웃관계가 칡과 등나무처럼 뒤얽혀 사는 사회는 각자의 지위와 역할이 달라 항시 갈등요인을 잉태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 간 의사소통 부재나 왜곡으로 불신이 생기고 이것이 확대되면서 관계 형성과 유지에 갈등을 겪게 된다. 또한 개인 간 갈등은 사실관계를 부정하거나 각각 다른 주장을 고수할 때 발생한다. 이는 부자·형제·고부·부부간에서 관계상 갈등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구성원 각자의 권위와 역할 기대 욕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갈등이 깊어지면 가출이나 이혼과 같은 가정 해체나 우울증 자살 같은 극단적 결과로 표출되기도 한다.

갈등은 내면의 가치와 외부적 요인이 결합하면서 생성되는데, 갈등의 발생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내적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가족이라 해도 구성원 개개인의 천성(天性)이 다르고, 부부간은 태어나고 성장해온 배경이 달라 원초적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갈등의 발생과 소멸과정은 비슷하다. 무수한 인자가 복잡하게 작용하는 갈등의 에너지를 사랑과 이해, 배려로 전환해야 하지만 그 절차나 방법은 요원하다. 갈등은 당사자가 해결치 못하면 법의 심판으로 소멸되기도 하지만 가정이 파탄되거나 해체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갈등 해결은 당사자 간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 차선으로 당사자가 해결주체가 되어 윈윈전략을 구사해 본다. 합의된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의사소통 통로를 만든다. 역할교대를 통하여 타협과 협력 때로는 회피(回避)로 갈등을 해결한다. 갈등해결은 역지사지로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예로부터 동양 문화권에서는 내적 갈등을 푸는 방법으로 덕(德)을 키우는 접근법을 강조했다. 상대에게 두려움 없이 평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위로한다. 폭 넓은 배려와 아량(雅量)을 베푼다. 갈등 예방을 위하여 파괴적으로 발전할 만한 직접적인 구조나 문화적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거나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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