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다고···이냐 이곳선 별 볼 일 있어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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⑯삼매봉 남성정(下)
태양을 제외하면 시리우스 다음으로 밝은 별-노인성
무병장수의 별 ‘카노푸스’가 남쪽 하늘에 ‘반짝 반짝’
바람난장 가족들이 무병장수의 별 남극노인성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다는 서귀포시 삼매봉 남성대를 찾았다. 별과 시와 음악과 그림이 어우러진 가을밤 바람난장은 그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다.
바람난장 가족들이 무병장수의 별 남극노인성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다는 서귀포시 삼매봉 남성대를 찾았다. 별과 시와 음악과 그림이 어우러진 가을밤 바람난장은 그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다.

아득한 그 날

그 날에도 그랬을까

별인듯

별인 듯

아홉 하늘 길을 열어 오시더니

오늘은

섬 물마루마다 주어등 밝히며

님극의 따스한 바램을 안고

서귀포에 나리셨다

 

토정 이지함이 찾았던

서귀포시 장수의 별 노인성, 카노푸스

세 번 보면 무병장수하고

아홉 번 바라보면

구천九天에 태어난다는 남극노인성

구월이 오면 사월 청명 닿을 때 까지

서귀포에 가면

생명의 별 노인성을 만난다

 

310광년을 건너

사람에겐 삶의 길을

국가에는 국운 융성을 인도하는 남극의 별

정남진(正南鎭) 서귀포에 가면

너와 나의 별 남극노성(南極老星)

카노푸스가 기다린다

-윤봉택 시인의 노인성·1’ 전문

 

날씨가 좋은 날이면 바다에도 별이 뜬다. 바로 집어등 불빛이다, 그러나 지금 바다 쪽은 깜깜절벽. 한라산 방향으로 돌아서도 서귀포시 야경이 거센 비바람에 휘날려 흐릿하다. 대신 정자 안을 유심히 둘러본다. 이곳엔 이원조의 서귀진에서 새벽에 노인성을 바라보며를 비롯하여 동계 정온, 청음 김상헌, 추사 김정희의 시가 편액으로 걸려 있다.

 

老人星下暫浮由 노인성 아래서 잠깐 동안 소요하니

鰲背神山百尺樓 자라 등의 신산은 백척의 누대로세

桑海須臾非異事 상전벽해 잠깐이란 이상한 일 아니거니

卽看騎馬過瀛洲 머지않아 말을 타고 영주를 지날걸세

 

- 추사 김정희의 題贈延曦閣主人 연희각주인에게

출처: 완당전집 제10

 

서란영 연주가가 팬플룻으로 ‘나를 사랑해 주세요(Love Me Tender)’등을, 오카리나로 ‘사랑의 기쁨’을 연주했다.
서란영 연주가가 팬플룻으로 ‘나를 사랑해 주세요(Love Me Tender)’등을, 오카리나로 ‘사랑의 기쁨’을 연주했다.

이 시는 자신의 적거지를 수성초당(壽星草堂)이라 했던 추사 김정희가 제주목사에게 지어준 시다. 연희각은 제주목관아 제주목사의 집무실을 말한다. 남극노인성은 추사의 유배지 대정현에서도 볼 수 있었다. 서귀포시 그러니까 성산포에서 모슬포 사이 수평선을 볼 수 있는 곳에서는 관측이 가능한 것이다.

서란영이 팬플룻으로 나를 사랑해 주세요(Love Me Tender)’,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 오카리나로 사랑의 기쁨을 연주한다. 능숙한 무대 매너로 어수선한 날씨에 움츠러든 참가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우수에 찬 선율이 듣는 이의 가슴을 흠뻑 적신다. 기다렸다는듯 여기저기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김정희 시낭송가가 윤봉택 시인의 ‘노인성-1’을 낭송했다. 김정희의 낭랑한 목소리가 삼매봉을 가득 메웠다.
김정희 시낭송가가 윤봉택 시인의 ‘노인성-1’을 낭송했다. 김정희의 낭랑한 목소리가 삼매봉을 가득 메웠다.

바람을 피해 빙글빙글 무대를 돌며 시낭송가 김정희가 윤봉택 시인의 노인성·1을 낭송한다. ‘세 번 보면 무병장수하고/아홉 번 바라보면/구천九天에 태어난다는 남극노인성/구월이 오면 사월 청명 닿을 때 까지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시다. 남극노인성은 1등성 시리우스다음으로 밝은 별이다. ‘310광년을 건너손에 잡힐 듯 수평선 위 그것도 우리들 눈높이로 뜨는 무병장수의 별 카노푸스’. 이 시는 그 별 볼일 있다는 서귀포 애향가다.

즉석초대에 흔쾌히 응해주신 고경권의 섬집아기를 하모니카 연주로 듣는다. 전혀 예상치 않았다가 정곡을 찔린 기분이랄까.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온몸으로 불어대는 그의 하모니카연주를 듣다보면 그만 가슴이 뭉클해진다. 앵콜곡 라노비아의 감미롭고 슬픈 선율이 오늘 난장의 대미를 장식한다.

삼매봉 남성대 별빛놀이터에서 별과 시와 음악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가을밤 바람난장. 불청객 태풍 짜미의 횡포로 가을밤 정취에 푹 빠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 가을이 다 가 기 전에 서귀포, 그것도 삼매봉 남성대에서 별 볼일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고경권이 ‘섬집아기’를 하모니카로 연주했다. 감미롭고 슬픈 하모니카 선율이 난장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난장가족들의 갈채를 받았다.
고경권이 ‘섬집아기’를 하모니카로 연주했다. 감미롭고 슬픈 하모니카 선율이 난장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난장가족들의 갈채를 받았다.

=문순자

그림=김해곤

사진=허영숙

영상=김성수

사회=김정희

시낭송=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이혜정)

무용=장 은

연주=김영웅·서란영·고경권

음악감독=이상철

다음 바람난장은 13일 오전 10시 제주시 인제사거리 어린이19공원(고마로솔동산~고마로)’에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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