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와 D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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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그대와 나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에/ 전화 다이얼에 맞춰 남몰래 그대를 부르네/…/더 이상 이제 나는 기다릴 수가 없어요/ 마지막 동전 하나 손끝에서 떠나면 DDD DDD 혼자선 너무나 외로워/ DDD DDD 가슴만 태우는 그대여.’

1980년대 말 가수 김혜림이 부른 ‘DDD’라는 노래다. DDD는 Direct Distance Dialing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장거리자동전화라는 뜻을 지녔다. 전화 이용자가 교환원의 도움 없이 시외 가입자를 호출하는 전화 교환 서비스다.

예전에는 전화를 사용할 때 시내와 시외로 구분돼 있었다.

시외전화 사용료가 훨씬 비쌌다. 공중전화도 마찬가지다.

시외전화를 할 경우 동전을 넣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동전이 사라지는 모습이 화면에 뜬다.

화면을 보면서 동전이 제로가 되기 전에 또다시 동전을 넣어야 통화가 가능했다. 어느 청춘이 전화를 통해 긴 연애를 할 경우 주머니에는 동전이 많아야 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청춘들은 일명 ‘동전 연애’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가수 김혜림은 ‘마지막 동전 하나 손끝에서 떠나면’이라며 청춘의 아쉬움을 노래했다.

▲과거에 공중전화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현재 휴대폰을 다루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 공중전화를 이용할 줄 안다.

그런데 지진이 자주 일어나 이동전화 기지국이 파괴돼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함에 따라 공중전화 수요가 많은 일본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공중전화를 사용할 줄 모르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니혼TV가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실험을 한 결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아는 이가 드물었다는 것이다.

수화기가 걸려 있는 상태에서 동전을 넣어 동전이 떨어지는 경우, 수화기가 걸려 있는 상태에서 동전도 넣지 않고 전화번호를 누르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의 한 통신업체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84%가 공중전화를 이용해 본 적이 없다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그러나 이동통신망이 장애를 일으키더라도 유선통신망으로 운영되는 경찰서·소방서와 긴급하게 통화를 해야만 할 때가 있다.

때문에 가끔 자녀에게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겠다. 그것이 추억을 하나 만들어주는 것일 수도 있고, 생명을 살리는 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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