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의사가 외과 수술을 하는 게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무릎 등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전문의를 채용한 가운데 이 의사는 파킨슨병 증세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해당 의사는 지난 5개월 동안 12건의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했다. 파킨슨병은 처음엔 손발이 떨리거나 행동이 굼떠지고, 어느 순간부터 몸이 굳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병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18일 서귀포의료원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에서 고현수 의원(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당)은 “파킨슨병은 미세한 손 떨림을 불러 오는데 이런 의사가 수술을 해야 하는 게 맞느냐”며 “인권 문제를 떠나 수술현장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은 “해당 의사는 교수 출신이자 인공관절의 권위자로 특별히 초빙을 했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미세한 수술이 아닐뿐더러 약을 복용하고 있어서 수술 집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고현수 의원 “지난 8월 31일 이후 서귀포의료원에 외과 의사가 단 한명도 없어서 하루 3~4명의 맹장염 환자들이 제주시지역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고 있다. 맹장염 수술도 못하는 병원이 종합병원이라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고 의원은 또 서귀포의료원 신경외과의 경우 매월 1173명이 진료를 받고 있지만 의료진이 부족해 매달 수술 건수는 1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상길 원장은 “의사 구인구직시장에서 지방은 소외되는 가운데 서귀포시지역은 근무 기피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여러 의사들을 접촉한 결과, 오는 11월 중에 2명의 의사가 출근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귀포의료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국 지역응급의료센터 115곳 중 86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중환자실은 3등급을 받는 등 공공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실정이다.
고현수 의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 제 역할을 못해 등급조차 받지 못하면서도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것은 서귀포시가 응급 취약지역이기 때문”이라며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상길 원장은 “책임감을 갖고 의료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