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바람 따라 글로벌 시장으로 눈 돌려야”
“한류 바람 따라 글로벌 시장으로 눈 돌려야”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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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人 아카데미-(11)양윤호 영화감독
미디어 시장 국가·지역 한계 무너져
‘유튜브’ 등으로 세계 각국 영상 시청
재밌고 질 높은 콘텐츠 확보 나서야
“전세계 한류 열풍에 ‘한글’ 큰 역할
음과 뜻 동일하고 표기 방법 간편”
지난 20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新보 ‘제주人 아카데미 강좌’에서 양윤호 영화감독이 ‘변방에 우짖는 새’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지난 20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新보 ‘제주人 아카데미 강좌’에서 양윤호 영화감독이 ‘변방에 우짖는 새’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전세계 영상미디어 시장이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온 국가에 좋은 프로그램 등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변방이란 한계를 벗어내고 변화하는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로 진출하세요.”

양윤호 영화감독은 지난 20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아카데미열한 번째 강좌에서 변방에 우짖는 새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디어 생태계 변화=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킹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매체·국가 간 작품들이 크로스오버되고 있는 시대다.

단적인 예로 유튜브라는 하나의 플랫폼이 각 국가에서 생산되는 영상 소스를 지원하고 있고, 전세계인들은 이곳에 와서 매일같이 이 동영상들을 시청한다. 바로 미디어 시장에서는 국가란 개념이 사라지고, 지역이란 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윤호 감독은 이런 미디어 시장에 주목하라고 한다.

그는 중국은 워낙 큰 대륙이다 보니 한 방송프로그램이 전역으로 송출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유일하게 ‘CCTV’가 중국 전역에서 동 시간대에 방송된다그러나 시청율은 15위를 넘어서고 있다. 인터넷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인터네트워킹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제 지역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얼마 전 한국을 넘어 중국 시장으로 진출해 히트를 쳤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예로 들며 인터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감독은 중국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국가별로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찾고, 그 영상에 대한 독점권을 사서 동시간대 방송을 해주기도 하고, 시청자들이 원할 때마다 볼 수 있도록 한다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2~3곳의 인터넷 업체가 영상 판권을 구매해 동시간대 드라마를 송출한 결과 3억에서 4억 명 인구가 이 드라마를 봤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국가를 넘어 보다 재밌는, 질 높은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는 걸 이미 시장이 증명해 주고 있는 셈이다. 방탄소년단이 전세계 팬덤을 확보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것도 인터네트워킹때문이다.

양 감독은 인터네트워킹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세계 시장이 콘텐츠에 목말라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의 영화 스크린 수는 3000개 정도 되는데 중국은 15000개로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영화 한편 당 극장 수입만 1라며 전세계에 수만 개 스크린 시장이 있는데 현재는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영국에, 영국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에, 콘텐츠나 작품을 사들이고 있다변방에서 생산된 콘텐츠가 아무런 제약 없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양윤호 영화감독의 강연을 듣고 있는 제주인 아카데미 참여자들의 모습.
양윤호 영화감독의 강연을 듣고 있는 제주인 아카데미 참여자들의 모습.

한류 힘의 원동력=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에 한류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다. 이런 한류 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양윤호 감독은 한글이 한류붐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면서 언어에 표기가 중요해 졌는데, 중국이나 일본은 발음 그대로 영어로 변환하고, 그 변환된 영어를 다시 한자를 차용해 병기하는 병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글은 단어에 대한 음과 뜻이 동일하고, ‘병어표기의 수고로움이 없기 때문에 디지털에 최적화 됐다고 생각한다이를 통해 한류의 전파가 쉽게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수들이 한글로 세계에서 노래하더라도 모두가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 감독은 전 세계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가사를 그대로 따라 부른다음과 뜻이 동일한데다 표기방법도 손쉽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연과 운()=이미 한류라는 문화가 전세계인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변방에서 세계 진출은 더욱 쉬워진 셈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서 양 감독은 ()’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변방의 소년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이유에 대해 끈끈한 인연이 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국대학교 재학 시절 영화 가변차선’(1992)을 졸업작품으로 내놓았다. 이 영화로 단편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대학 동기인 박신양이 주인공이고, 김혜수는 조감독을 맡았다. 이후 감독 첫 데뷔작으로 유리(1996)를 내놓았는데, 박신양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박신양과의 인연은 전지현과의 만남으로까지 이어졌다.

양 감독은 “1999년 영화 화이트 발렌타인을 스크린에 올렸는데, 여 주인공이 전지현이었다이전부터 전지현이란 배우를 제 스크린에 담고 싶었는데, 박신양과의 인연으로 함께 영화를 제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가 제작한 영화 바람의 파이터’, ‘리베라메’, ‘그랑프리’, ‘홀리데이등 수많은 작품들이 얽히고설킨 인연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양 감독은 순간순간 고비가 있었지만 운이 따라줬다하지만 운은 가만히 있는다고 찾아오는게 아니라, 작은 인연들을 만들어가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계들을 엮어 제 운명을 개척해 나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변방에서 세계로-세계에서 변방으로=양 감독은 변화가 많은 시대에 자신의 노력과 미디어 환경의 발빠른 적응으로 변방에서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3D4D의 기술을 넘어, AI 시대까지 도래했다국가란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정부가 예전과 같은 막강한 힘을 갖고 한 나라를 지배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기술이 쓰이냐에 따라 한 기업이 국민을 좌우지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제 대학 시절 제주에서 생산된 연극을 중앙 무대에 올리는게 주된 목표였다그러나 지금은 중앙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의를 통해 그는 무한한 세계 시장을 향해 진출하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에 따른 노력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섬이라는 특성상 외부 환경에 좌우지 될 수 있기 때문에, 제주인은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변방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시대가 온 만큼 지엽적으로 보지말고, 큰 틀에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