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가 전해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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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조선의 설계자 정도전은 외가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노비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합격한 후에도 한동안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세상을 보는 눈도 남달랐을 것이다.

고려 우왕 시절 원나라 사신의 마중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서른셋에 전라도 나주로 유배됐다. 이곳에서 백성의 삶을 목격할 수 있었다. 현장체험을 제대로 한 셈이다. 궁(窮)하면 변(變)해야 하고, 그래야 통(通)한다. ‘민본(民本)’은 여기서 잉태했다.

귀양살이를 끝낸 후, 우왕 9년 가을 42세의 나이로 변방인 동북면도지휘사로 함주 군영에 있는 49세의 이성계를 찾아갔다. 이듬해 봄, 다시 함주를 찾았다.

‘군주는 남향으로 정치한다(君主南面)’며 궁궐터를 결정하는 등 조선 건국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였다. 제주시가 주최한 시민 행복 인문학 강좌에서 건국대 신병주 교수가 지난 19일에 들려준 ‘조선 건국과 정도전’의 이야기다.

▲‘변방’은 콤플렉스나 다름없었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서울 무대에 올리는 것이 큰 목표 중 하나였다. 대학 3학년 때 가변차선(1992년)을 졸업작품으로 내놓았다. 이 영화로 단편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대학 동기인 박신양이 주인공이고, 김혜수는 조감독을 맡았다. 김혜수는 당시도 스타였으나 박신양은 학생이었다.

운(運)도 만드는 것이다. 그 후 박신양과 유리(1996년)라는 작품을 찍었고, 한국영화로는 세 번째로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박신양과의 인연으로 화이트 발렌타인(1999년)에서 전지현을 만날 수 있었다. 양동근은 화이트 발렌타인에서 조연이었으나 바람의 파이터(2004년)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그해 국내 여름 시장을 석권했다. 연쇄방화범과 소방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리베라 메(2000)는 건물 후미진 곳에서 맞담배를 피우며 영화 이야기를 공유했던 한 청년이 거금을 투자해 제작할 수 있었다. 드라마 아이리스(2009년)에 출연했던 김태희는 영화 그랑프리(2010년)로 이어졌다.

이제는 변방이 곧 세계다. 제주新보가 지난 20일 주최한 제주인 아카데미에서 제주 출신 양윤호 감독이 들려준 이야기다.

▲콤플렉스도 마음먹기에 따라 보약이 될 수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원효대사도 ‘해골물’로 크게 깨달았다. 가을 우울증을 확 날려버리기에는 각종 특강도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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