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죽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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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물질의 소유나 부귀영화로 채울 수 없는 영적 깨우침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잘못된 이기심은 피할 수 없는 책임으로 얼룩지며 가슴의 깊은 상처를 남긴 순간의 잘못은 반성조차 어렵게 한다. 떳떳하지 못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불안한 마음은 진심 어린 회개로 용서받아야 한다.

혹시 하는 기대로 어렵게 걸음을 한 분은 첫눈에 보기에도 세상 풍파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동행한 아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은 공부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어떤 역할에도 땀 흘리는 모습으로 주변의 칭찬을 받으며 유명 대학에 입학, 해외 교환학생까지 마친 재원으로 늘 관심과 사랑을 받았고 교수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사회의 문을 두드렸으나 시험은 실패로 반복하며 면접은 매번 탈락한단다. 특별한 존재감으로 어떤 자리에서도 폭풍 인기의 주인공인데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하면 차가운 거절로 돌아서 변변한 연애조차 못 해봐 친구들로부터 아이 취급을 당해 이제는 피하고 싶은 자리가 되어간단다. 아버지에게 가족 내력을 물으니 선친께서 젊은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급격히 가산이 기울어 연명하다가 세상을 떠났고 본인은 막노동과 험한 고생으로 몸과 정신이 피곤한 상태이며 지금은 야간 경비로 하루를 지탱한단다. 자식이 하나인데 밤낮으로 걱정을 안고 있다며 자조적인 한숨을 내뱉었다. 딱한 사정에 주저함 없이 돌아가신 이를 불렀는데 이에 앞서 다른 영혼이 자신의 억울함부터 풀어달라는 상황이 왔다. 어떤 연유냐 물으니 오래전에 본인은 전혀 무관한 사건에 연루되어 죽임을 당했는데 그 배후에 지금의 망자가 꾸민 거짓이 숨어있단다. 그러면서 이런 부당함이 있는데 기도를 해주는 건 합당하지 못하며 결코 해서는 안 된다는 간곡한 부탁이었다. 이도 저도 못 하는 난감한 시간이었으나 방법을 찾아야 했고 위로로 끝날 수 없었으나 대신하는 사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 쓸쓸함이었다.

조상의 부끄러운 오점으로 자손이 꽃을 피우지 못하는 이런 경우는 분명한 사실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장에 합격 소식을 들었다며 연신 고맙다 인사를 받았지만 개운하지 못한 건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 아름다운 배려가 훗날 미래의 환한 웃음을 불러낼지 시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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