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발상-불황기 마케팅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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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마케팅의 화두가 ‘역 발상’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장사가 신통치 않자 상식을 깨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비자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 때 히트한 상품인 ‘엄마가 먹는 분유’, ‘발에 바르는 화장품’ 등 상식파괴 제품 대신 역 발상이 산업계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화장품은 바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급속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먹는 화장품은 피부조직인 콜라겐과 노화를 방지해 주는 비타민 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라면시장 경쟁 포인트는 국물 맛이었다. 라면의 70% 이상은 면으로 구성됐는 데도 유독 면보다는 국물에 입맛을 맞춰왔다. S식품의 ‘수타면’은 국물 맛보다는 쫄깃한 면발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라면의 고정관념을 뒤집은 역 발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1999년 10월 시판 후 3개월 만에 월 30만 상자가 팔려 나갔다.

이메일(전자우편)을 통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는 것을 보고 성가신 바이러스를 마케팅에서 활용하자는 역 발상에서 ‘쿠쿠박스(kukubox)’는 탄생했다.

쿠쿠박스는 자동으로 주소록을 정리해 주는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지난해 11월 초 서비스를 시작, 100여 일이 지난 현재 7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확보했다. 하루 평균 이용자만도 무려 15만명이 넘는다.

쿠쿠박스가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 발상적인 마케팅 수단 때문이다. 쿠쿠박스는 ‘트로이의 목마’라는 바이러스 성질을 그대로 사업에 활용했다.

트로이의 목마는 네트워크로 컴퓨터에 침입, 사용자 정보를 빼오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쿠쿠박스는 이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자동으로 퍼져 나간다. 사용법 자체도 역 발상이다. 쿠쿠박스는 아는 사람들에게 개인 정보를 입력해 달라고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고 그들이 정보를 보내오면 주소록을 통해 자동관리한다.

일본에서는 맥도날드, 모스버거, 롯데리아 3사가 시장의 90%를 휘어잡고 있는 햄버거 시장에 후발업체인 프레시니 버거가 뒤늦게 진출해 돌풍을 일으켰다.

1992년 도쿄 시부야의 한적한 골목길에 1호점을 낼 때만 해도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1997년 첨단 경영기법을 본격 도입한 뒤 급성장 궤도에 올라 지금은 전국에 160여 개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다.

프레시니스 버거의 성공비결은 역 발상이다. 손님은 카운터에서 주문한 후 테이블에서 앉아 기다린다. 컵, 접시도 일회용 종이제품이 아닌 제대로 된 유리나 도기다. 5~10분쯤 지난 뒤 종업원이 햄버거와 음료를 날라온다.

객장을 중년층도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성인 취향에 맞춰 차분하게 꾸몄다. 이 때문에 값이 두 배나 비싼 데도 손님들이 몰려든다.

창의력을 키워드로 하는 지식정보화 사회는 변화, 속도, 신뢰관리가 필요한 전략 경쟁의 시대이다. 우리 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인재는 긍정적인 사고와 자신감을 갖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역 발상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이다.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해 열등감으로 자괴감에 빠진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청소년들에게 엽기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엽기토끼의 캐릭터 개발자인 김재인씨도 명문대 출신이 아닌 공주대 만화예술과 졸업생이다. 지혜, 감성, 사회성, 도덕성, 열정 등을 골고루 갖추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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