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지성의 뿌리, 옥스퍼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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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건 수필가

영국 여행을 계획할 때에 먼저 떠오른 것은 옥스퍼드 대학, 케임브리지 대학, 셰익스피어 생가, 대영박물관 등이었다. 한반도의 면적보다 조금 더 큰 영국은 중세 이후 오랫동안 세계를 제패해 왔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지는 해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도 여러 나라의 영연방국을 거느리고 있으며, 일인당 국민소득이 4만불 이상인 부유한 나라이다.

옥스퍼드 대학은 런던 북서쪽 템스강 상류에 있는 옥스퍼드시에 산재해 있던 학교를 통합하여 대학을 만들었다(12세기경). 처음에는 신학부, 법학부, 이학부, 인문학부가 개설되었는데 영국에서 가장 많은 수상들(26)을 배출해온 이 대학은 38개의 단과 대학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이 이공학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에 옥스퍼드대학은 인문학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에도 노벨상 수상 경력이 있는 여러 명의 교수들이 대학 강의를 맡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크라이스트 처지 칼리지이다. 이 대학 입구에는 간판이나 거대한 정문은 보이지 않고 일반 공원 입구 같은 인상을 주었다. 교문 안으로 들어 가면 둥그런 모양의 꽃밭이 잘 가꾸어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5백년 이상의 건물들은 겉으로는 고색 창연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색깔이 우중충하였는데 석회질이 겉으로 번져서 검푸른 색을 띄고 있다고 한다. 내부로 들어가면 역사깊은 옥스퍼드가 보이고 근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처음 들렀던 학생식당은 매우 넓은 회관 건물이었는데 큰 테이블을 중간에 놓고 양쪽에 학생들이 앉게 되어 있었다. 높은 건물의 천정에는 많은 조각들이 있고 벽의 중간에는 이 대학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많이 걸려 있다. 캠퍼스 중앙에는 1,100만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보들이안 도서관, 바로 옆에 대규모의 원형모양의 래드클리프 카메라 도서열람실, 그 옆의 셀도니안극장이 있다. 2층에 탄식의 다리라고 이름 붙인 다리가 있는 데 퍽 유머스러웠다. 학생들의 시험결과를 받고 탄식하며 나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수재 중에도 우열을 가려야 되는 것이 시험 결과여서 이런 현상을 얘기하는지도 모르겠다. 교육의 경우, 3년제이며, 13학기로 운영되며 1학기에 8주 단위로, 강의, 면담, 토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이 대학의 특유의 제도인 Tutorial수업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개별지도교수와 학생간에 1:1 또는 1:2 집중 수업제도를 말하며 컬리지 단위로 제공된다. 이 수업을 통해 모르는 것을 직접 교수한테 질문 하고 답을 얻을 수 있다. 대학의 교육시스템, 교수의 능력과 학생들의 노력의 일치가 이루어 져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대학에는 해마다 수천 명의 방문객이 다녀 간다고 한다. 선입감이 들어서인가 학생들의 눈 빛이 빛나 보였으며 도서관에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교의 졸업생 중에는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있다. 영국 총리 26, 노벨상 수상 50, 10개국 국왕 13, 19개국 국가 원수 35, 영국 성공회 최고 수장 캔터베리 대주교 20명 등을 배출하였다. 마가렛 대처, 토니 브레어, 테레사 메이, 아웅산 수지, 인디라 간디, 스티븐 호킹, 빌 크린턴 등이 이 대학 출신들이다.

영국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가는 곳 마다 과거를 잘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옛 것을 익혀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용어가 생각이 났다. 전통, 졸업생, 노벨상, 지명도 등에서 세계 제일의 대학이라고 할 만 하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세계적 지성의 전당인 옥스퍼드대학을 봤다는 것은 나에게는 보람있는 일이었으나 또 한편으로는 이제까지의 나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다. 옥스퍼드대학은 영국이 낳은 대학이지만 이제 와서 생각을 바꾸어 보면 지금은 옥스퍼드대학이 영국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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