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소박함이 가득…‘자연의 맛’이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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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향토음식 전시·체험(2)-7대 대표음식 소개]
과거부터 내려온 지역 식재료 요리
조리법 간단해도 맛·영양은 극대화
지난 8월 16일 제주시 제주4·3평화공원 평화기념관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4회 4·3 그 시절 감물염색 체험행사 및 제주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향토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제주시 제주4·3평화공원 평화기념관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4회 4·3 그 시절 감물염색 체험행사 및 제주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향토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어릴 적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낭푼 밥을 먹던 추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을 것이다. 잊혀져가는 음식 문화는 오늘날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한 조리법과 현대식 퓨전요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맛에는 추억과 그리움이 묻어있다. 제주 전통 향토음식을 통해 옛 추억을 상기하며 제주 먹거리의 특징과 대표 음식을 살펴보자.

사계절이 밥상에 오롯이=전통음식이란 과거부터 사용해 온 재료와 조리방법으로 다른 곳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하거나, 과거에서부터 내려온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으로 고장마다 각기 특징을 갖고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말이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기 힘들다는 말도 있다.

제주인들의 부지런하고 소박한 성품은 음식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특히 제주는 섬 특성상 식량과 식수 등을 자급자족해야 해 항상 식량이 부족했다.

이에 산, 바다, 들판에서 자생하는 재료를 채취해 계절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선조들은 배고품을 범벅, 빙떡, 쉰다리, 몸국 등 다양한 향토음식을 만들어 슬기롭게 극복했다.

음식의 특징을 보면 조리법이 간단하고 손질을 최소화해 고유의 맛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고 체내 이용성을 극대화한 조리법이 많다.

채소·어패류·해조류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재료 구입의 편리함, 된장과 간장을 주 소스로 만드는 음식, 다양한 국 종류 등 소박함도 제주 향토음식의 독특함으로 꼽힌다.

그만큼 제주의 맛은 싱싱한 자연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을 활용한 제주 음식은 생명을 가진 자연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었다.

대표 선도주자는=제주특별자치도는 20131217개 광역시·도 중 최초로 도민과 관광객의 선호도 조사와 인터넷 투표, 도내 외식업과 학계 등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400여 가지 향토음식 중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을 선정했다.

빙떡, 고기국수, 갈칫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가 그 주인공이다.

 

빙떡은 빙떡은 떡 병()이 빙으로 변해 빙떡이 됐다고도 하고, 메밀반죽을 국자로 빙빙 돌리면서 부친다고 해서, 또는 빙빙 말아서 먹는다고 해서 빙떡이라고 불린다는 등 그 이름의 유래가 다양하다. 메밀가루를 얇게 반죽하고 무로 만든 소를 넣어 부친 전병이다. 소는 투박하게 채 썰어 데친 무에 참기름, 소금, 깨 등을 넣고 양념한 것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씹을수록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으로 무나물 대신 달달한 팥소를 넣기도 한다.

 

고기국수는 국수사리와 삶은 돼지고기에 육수를 부어 만든 국수다. 제주에서는 잔치 등 손님을 접대할 일이 생길 때면 돼지를 잡아서 고기는 돔베고기라는 수육으로 이용하고, 돼지고기 삶은 국물은 국수의 육수로 사용했다. 걸쭉하고 구수한 특징이 있다.

 

갈칫국은 토막 낸 싱싱한 갈치에다 호박, 얼갈이배추, 풋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해 만든 국이다. 제주에서는 은갈치에 주로 늙은 호박을 함께 넣어 갈치국을 끓인다. 갈칫국 맛의 완성은 재료의 싱싱함에 있으며, 뜨거울 때 먹어야 비린내가 덜 나고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성겟국은 미역에 성게를 넣어 끓인 국으로, 감칠맛이 난다. 제주도 인심은 구살국(성겟국)에서 난다는 말처럼 성게는 워낙 채취량이 적어 성게국은 잔치 때나 구경할 수 있는 귀한 국이었다. 성겟국은 성게에서 우러나오는 노란 국물과 미역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낸다.

 

옥돔구이는 배를 갈라 소금간을 하여 말린 옥돔을 구워낸 음식이다. 제주의 겨울바다를 대표하는 생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옥돔이다. 도내에서 판매되는 생선 중에서도 가장 고가의 생선이고 과거에는 제주 생선 가운데 유일한 진상품이기도 했다. 옥돔의 배를 갈라 손질한 후 찬바람이 나는 그늘에서 고들고들하게 말린 후 배 안쪽에 참기름을 발라 구워먹는 맛은 가히 진미다.

 

자리돔물회는 얇게 썬 자리돔에 오이, 양파, 부추, 깻잎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해 만든 생선 물회다. 보통 쉬자리로 불리는 크기가 작은 자리로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 달지 않은 국물과 씹을수록 고소한 생선 맛이 일품이다. 한치물회는 채 썬 한치에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든 물회다. 한치는 다리 길이가 한치(3.0cm)밖에 안 될 정도로 짧다고 해 한치라고 불린다.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말처럼 한치는 생김새가 비슷한 오징어 종류지만 오징어보다 더 고급으로 친다. 쫀득쫀득하면서 고소하고 시원한 게 별미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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