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의 민낯
서귀포의료원의 민낯
  • 제주신보
  • 승인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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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철 정치부장

서귀포의료원은 의사 36명, 간호사 192명에 288병상을 갖춘 산남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이다.

최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선 종합병원이 아니라 ‘동네병원’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자신의 지역구에 병원을 둔 윤춘광 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동홍동)은 “서귀포의료원은 감기환자나 가는 동네병원이 됐다. 서귀포의료원장은 시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고 질책했다.

윤 의원은 “다른 종합병원이라면 이렇게 해도 운영이 되느냐. 해마다 도민 혈세 80억원을 지원해주는데 이번엔 운영비는 받을 생각을 하지 마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CT와 MRI 등 1515점의 의료장비가 있는 서귀포의료원에는 지난 9월부터 일반외과 의사가 없어서 맹장염 제거시술도 못하고 있다. 하루에 2~3명의 환자가 고통을 참으며 제주시지역 병원으로 가고 있다.

한영진 의원(바른미래당·비례대표)은 “정신과 진료는 물론 초음파 및 위내시경 검사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암과 뇌혈관, 심장질환 등 특수검진은 물론 치료조차 제대로 못하는 서귀포의료원이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의사들의 처우가 열악해서 일까? 그렇지도 않다. 전국 34개 공공의료원의 의사 평균 연봉은 2억원이다. 서귀포의료원의 의사 연봉은 2억2000만원으로 2000만원이 더 많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의사들은 실력이 있는데 가벼운 환자만 보고 중증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게 문제”라고 했다. 즉, 공공 종합병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윤춘광 의원은 “도민 세금에 기대서 지금껏 그저 그렇게 운영해 왔다. 운영 주체를 제주대학교병원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당장 원희룡 지사가 제주대병원 원장을 만나 양해각서를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 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전문의 4명이 집단 사표를 내면서 의료 공백까지 벌어진 바 있다.

왜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 2012년의 상황을 보자. 당시 이 병원 내과 의사 A씨는 6억39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국 공공의료원 의사 가운데 연봉 1위였다. 그해 A의사 한 명이 벌어들인 진료·입원 수입은 35억원에 달했다.

환자들이 A의사를 믿고 서귀포의료원에서 진료를 받고 입원을 한 결과다. A의사는 주말과 휴일에도 병실을 돌며 환자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며 가족처럼 환자를 돌봤다고 했다. 의술과 인술(仁術)을 동시에 펼쳤던 A의사도 결국 서귀포의료원을 떠났다.

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처방전은 두 가지다. ‘제주대학교병원 서귀포분원’이 최상책이라는 것이다.

차선책은 헬스케어타운에 있는 녹지국제병원을 암 등 중증질환 환자에 대한 특수검진과 치료가 가능한 ‘서귀포 공공거점병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의원들이 ‘매’를 든 것은 산남 유일의 종합병원으로서 위급한 환자를 살리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발을 하라는 진심어린 충고였다.

의료진과 직원 등 313명의 전 구성원들이 언론에 홍보를 하라고 주문했다. 실력 있는 의사도 많고, 난이도가 높은 수술도 척척해내며, 특수질환도 치료를 할 수 있고, 24시간 분만도 할 수 있다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길 원장도 “더 나은 병원, 더 좋은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서귀포시민들이 제주시 종합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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