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크루즈산업, 두고만 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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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제주를 찾은 국제크루즈선의 입항 실적은 제주 크루즈산업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난달까지 제주항에 들어온 국제크루즈선은 13차례·1만2300명에 불과했다. 특히 민군복합관광미항에 입항한 국제크루즈선은 아예 없었다. 당초 올해 601차례 입항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480차례가 취소됐다고 한다. 당연히 크루즈 관련 시설들도 개점휴업 상태다.

이 같은 제주 크루즈시장의 침체상황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제주 크루즈관광은 2016년 507차례·120만910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117만4046명으로 97.1%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98차례·18만9700명을 유치하는데 그쳤다. 국내 크루즈산업의 제주 비중 역시 2016년 67.8%에서 지난해 8.2%로 뚝 떨어지면서 그 위상마저 흔들리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150만명 유치계획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지나치게 중국시장에 의존해온 결과다. 매년 9월이면 열리는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시장 다변화를 통한 제주관광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 제기돼 왔다. 하지만 지금도 변한 게 없다.

이대로 가다간 제주가 ‘2류 관광지’로 고착화될 수도 있다. 제주로선 냉철히 크루즈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중국 일변도의 아킬레스건을 제거하는 길은 한가지뿐이다. 제주 관광시장을 여러 국가로 다변화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우리와 비슷하게 중국과 분쟁을 일으켜 경제보복을 당한 대만, 노르웨이 등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크루즈산업은 제주가 놓쳐선 안될 21세기 신성장 동력이다. 그를 일구기 위해선 다방면의 의제를 해결하려는 실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모항지 전환을 비롯해 복잡한 입출국 절차 개선, 지속 성장을 위한 맞춤형투어 개발, 신흥시장 개척 등이다. 그런 면에서 제주는 지금 크루즈산업 도약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지난 1년여 동안의 홍역을 값진 경험으로 기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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