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 건물 매입(한짓골 아트플랫폼)을 위해 10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당일에도 제주도감사위원회에는 진행된 게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문제가 됐던 계약사실을 감사 다음날에는 알았지만 감사를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 무소속·서귀포시 서홍·대륜동)가 지난 26일 감사위원회와 문예재단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선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재밋섬 건물 매입은 도민사회에 반향을 불러왔지만 감사위는 지난 6월 18~22일까지 닷새간 문예재단에 대해 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양석완 감사위원장은 “18일 오전 재무감사 시작 전 감사반장이‘언론보도에는 재밋섬 건물 매입 뉴스가 나오는데 진척된 게 있느냐’고 묻자, 박경훈 이사장은 ‘아직 진행된 게 없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그날 오후에 100억원의 건물 매입 계약이 체결됐다”고 말했다.
이에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연동 갑)은 “박경훈 이사장이 거짓말을 했더라도 재무감사에서 이를 제대로 다뤘다면 지금처럼 논란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용 위원장은 “박경훈 이사장은 감사 3일 전인 6월 15일 이미 계약서를 작성해 법률자문까지 받았지만 감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감사위를 기망한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무감사 이틀째인 지난 6월 19일에는 감사위가 건물 매입 사실을 감사관과 함께 배석한 도민감사관이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위원장은 “도민감사관과 감사위 공무원이 재밋섬 건물 매입계약을 한 사실을 감사기간에서 알았지만 이를 감사하지 않은 것은 감사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감사위는 계약이 진척된 상황을 알면서도 한발 물러났고 뒤로 빠졌다”고 질타했다.
이에 양석완 감사위원장은 “감사는 종결된 사안만 감사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재무감사 자료는 5월 말까지 진행된 자료를 근거로 실시했다”고 답변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오라동)은 “지난 2월 재밋섬 건물 매입에 대한 재단 기금이 특별회계로 편성됐지만 재무감사에서 잡아내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석완 위원장은 “그 시점으로 되돌아보면 그 당시 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감사위의 불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