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泉心/先韻(천심/선운)
(115)泉心/先韻(천심/선운)
  • 제주신보
  • 승인 2018.1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作詩 錦山 趙龍玉(작시 금산 조용옥)

山靜泉心上善謙 산정천심상선겸 산 속 샘물 마음, 겸손이 상선임을 알아/

淸巖聲䎸底流漣 청암성오저류연 맑은 바위소리 들으며 낮은 데로만 흐르네/

千重險路此旋彼 천중험로차선피 천길 험한 길을 이리저리 돌고 돌아/

竟脫深谿到界仙 경탈심계도계선 마침내 깊은 골짝 벗어나 선계에 당도하네/

■주요 어휘

上善(상선)=최고의 선,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上善若水)는 뜻으로, 노자(老子) 사상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는 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선()의 표본으로 여기어 이르던 말 노자(老子)=중국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의 사상가(思想家) =겸손할 겸 =들을 오 =물놀이 련() 千重(천중)=여러 번 겹쳐짐을 의미 深谿(심계)=깊은 골짜기, 谿=시내 계 界仙=仙界=仙境=신선이 사는 곳, 속세를 떠난 청정한 곳

■해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만 흘러 마침내 큰 바다를 이룬다. 또한 살아있는 생명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깊이 명심해야할 덕목도 묵시적으로 가르쳐 준다.

맹자(孟子) 진심편(盡心篇)에서, 흐르는 물은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워 놓고서 앞으로 흘러간다(盈科而後進)’ 라고 하고 있다.

성경에도 자리에 앉을 때에는 낮은 곳에 앉아라는 구절이 나온다. ‘혹 높은 곳에 앉아 있다가 주인이 낮은 곳으로 앉기를 권하면 이런 구차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낮은 곳에 앉아 있다가 높은 곳으로 앉기를 청하면 어찌 기분이 좋지 앉겠는가.’

또 불경에, ‘어떤 사람이 남의 삼층 정자를 보고 샘이 나서 목수를 불러 정자를 짓게 하는데, 일층과 이층은 짓지 말고 아름다운 삼층만 지으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학문이나 진리의 높은 경지를 이루려면 아래서부터 시작하지 않고서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살이에서 모든 일이 물 흐름처럼 살아가면 매사에 충돌할 일 없이 순탄하리라 여겨진다. 선계(仙界)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하고 타인을 위하는 겸손한 삶이 있는 곳이 바로 신선이 머무르는 별천지이리라.

물을 주제로 하여 칠언절구로 한 수 지어보았다. <해설 금산 조용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