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초콜릿 향의 묘미를 아시나요?
바닐라 초콜릿 향의 묘미를 아시나요?
  • 제주신보
  • 승인 2018.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스페인의 한 시인은 읊었다. “, 성스러운 초콜릿이여! 사람들은 무릎 꿇고 갈고 있고, 두 손 모아 당신을 부수고 있구나. 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을 마시네.” 동서양을 막론하고 초콜릿은 남녀 간의 사랑의 징표로 여겨졌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력적인 음식이었다.

카카오 원두는 멕시코 원주민들이 음료 또는 약용으로서 귀히 여기던 것으로, 화폐로도 유통되었다. 이것은 한 때는 일부 귀족들만 즐길 수 있어서 신의 음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대 문호라고 하는 괴테도 초콜릿을 영감의 원천으로 여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를 숙성시키는 과정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야 얻을 수 있다. 카카오 열매 중에서도 이 속에 있는 카카오 원두의 품질이 중요하다. 초콜릿을 만드는 주원료가 이 열매의 씨앗인 카카오 원두이기 때문이다.

양호한 품질의 카카오 원두는 이것 고유의 섬세한 향과 꽃 향이나 과일 향, 그리고 나무 향이 혼합된 복합물을 품고 있다. 그러나, 수확한 카카오 원두는 향이 풍부하지 않다.

이 카카오를 발효시키고 원두를 골라내서 볶는 과정을 거쳐야만 진정한 초콜릿 향이 표현된다. 이렇게 제조한 원두를 곱게 갈아서 반죽을 하면 카카오 100%의 순수한 다크초콜릿 덩어리가 탄생한다.

카카오의 함량이 높을수록 초콜릿의 맛은 쓰다. 그래서, 카카오 반죽에 맛과 향을 입힐 수 있는 재료를 첨가한다. 이때 가장 사랑받는 향신료는 바닐라이다. 바닐라를 품고 있는 초콜릿은 강하고 달콤한 향을 선사한다.

이처럼 매력적인 향을 지닌 바닐라를 조향사들은 무척 사랑한다. 바닐라 꼬투리는 진한 꽃향기와 달콤함에 가까운 맛, 풍미를 지니고 있다. 어떤 사람은 바닐라의 향미는 따뜻하고, 관능적이며, 여리다고 했다.

한편 바닐라는 항산화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암 예방과 함께 신체의 세포와 조직을 강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또한 이것은 면역체계를 보호하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바닐라 향의 주성분인 바닐린(vanillin)은 승화성이 있으며, 오래전부터 합성법이 개발되어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닐라 추출물의 풍미는 수백 가지 향기 성분의 미묘한 조화에 의하여 창조된 것이였어 천연 향의 조화로운 특징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티에리 뮈글러의 향수 엔젤(Angel)’은 바닐라 초콜릿의 향을 미풍에 진동시킨다. 패션 디자이너인 그녀는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할 수 있는, 입에 군침이 도는, 맛있는 향을 창조할려고 했다.

1년에 한 번 꽃을 피우는 셀레니우스 선인장은 그 커다란 꽃을 피우는 날 주위를 온통 바닐라 향으로 채운다. 그 향기에 유혹된 스핑크스 나방들이 몰려들어 수분을 한다. 이 선인장도 바닐라 향의 관능적인 특성을 활용한다.

이처럼 관능적인 향도 변화와 조화에 의해 재탄생될 때 진정한 제구실을 할 수 있다. 바닐라 향을 많이 첨가하면 단순해지고, 적게 넣으면 향수로서 깊은 맛이 떨어진다.

나무 향처럼 거칠지만 깊이가 있는 향을 사용할 수도 있고, 베르가못처럼 시원한 향이나 과일처럼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향을 첨가할 수도 있다. 이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향이 창작되고, 의미있는 향수가 탄생한다.

대부분의 조향사들은 이러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는 관능적이고 농후한 향기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바닐라를 선택한 조향사들은 이의 향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문장 표현처럼 은유법과 직설법 사이에서 망설인다. 캘빈 클라인의 섹시한 여성용 여름 향수, CKIN2U와 랑콤의 이프노즈(hypnose)는 바닐라에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 CKIN2U는 처음부터 바닐라를 표현한다. 이프노즈에서 바닐라는 애간장을 녹이는 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