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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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전(前) 직원을 폭행하고, 회사 워크숍에서 엽기적 행각을 벌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가 최근 공개한 1차 영상에서는 양 회장이 회사 사무실 안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욕설하며 뺨을 세게 때리고, 무릎을 꿇리며 사과를 강요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상에서는 폭행이 벌어지고 있는데 직원들이 특별히 말리거나, 항의하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차로 공개된 영상은 더욱 충격적이다.

양 회장은 직원 워크숍 현장에서 석궁을 들고 살아있는 닭을 쐈으며, 직원에게도 석궁으로 닭을 잡게 했다.

또 직원들에게 살아있는 닭을 ‘일본도’로 베도록 시키기도 했다.

양 회장이 닭을 향해 발사한 석궁은 ‘너희 목숨은 내 손에 달려 있다’는 듯이 생업이 걸린 직원들의 존엄성을 향해 발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직원들에게 ‘너희는 내가 언제든지 죽일 수 있는 닭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한 것은 아니었을까.

▲2012년 12월 10일.

모 언론사 사주는 방만한 회사 경영 등으로 200억원대의 부채와 50억원대의 세금 체납, 10억대의 임금 체불 등으로 부도를 낸다.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위기를 맞은 언론사였지만 당시 직원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회사를 회생시켰다.

하지만 부도를 내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 사주는 딴 마음을 품는다.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채무 등도 변제하지 않은 채 자신의 친동생에게 채무를 제외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무상으로 넘긴다.

이에 대해 법원이 ‘사해행위’라며 제동을 걸자 이번에는 친동생에게 500만원에 권리를 넘겼다.

이 역시 법은 허락하지 않았다.

체불 임금과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악전고투 끝에 회사를 살린 당시 직원들은 그의 이 같은 행동에 분노를 넘어 자괴감까지 느꼈다.

과연 그는 직원들의 존재를 뭐라고 생각했을까.

그 역시 ‘너희는 존엄성조차 없는, 내가 언제든지 죽일 수 있는 닭에 불과하다’고 여기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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