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버려라
고정관념을 버려라
  • 제주신보
  • 승인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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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마음의 상처)가 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줄 알면서도 마음의 상처는 대부분 방치함으로서 지극히 방관자가 된다. 그런 사람일수록 대인기피증이 심화되고 사소한 일에도 벌컥벌컥 화를 잘 내며 심한 경우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부부싸움을 자주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나중에 커서도 이성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혼을 기피하거나 결혼을 한다고 해도 자식을 낳지 않으려는 성향도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 앞에서 효본(孝本)의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는 자식들의 일차환경이니까 말이다.

요즘 우리사회가 ‘혼밥’과 ‘혼술’ 등과 같은 새로운 관습이 늘고 청년층의 ‘삼포(三抛)’와 ‘오포(五抛)’, ‘칠포(七抛)’ 등과 같은 포기문화가 확산되는 것도 사회공동체의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므로 마음의 상처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속히 치유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면에서 최근 각별히 부각되고 있는 여순사건이나 제주4·3을 비롯 강정마을의 갈등과 일제하 강제징용 등을 철저히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야 함은 물론이요, 충분한 배·보상까지도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당연히 앞장서야 하고 우리 국민들도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한다. 최고의 가치는 ‘같이’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농사꾼 전우익이 말했듯이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참 좋은 지적이다.

나는 근래 인생 황혼기를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그렇게 무술과 명상으로 다져진 몸도 역시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이 아프면 병원과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있다. 젊어서는 누구 못지않게 정신이 몸을 지배했는데 나이 들고 보니 서서히 몸이 마음을 끌고 다니고 있다. 분명 사람 인(人)자도 첫 번째 획은 정신이요 두 번째 획은 육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보니 아무래도 첫 획이 육신이고 둘째 획이 마음인 듯하다. 그래서 부처님도 색즉시공(色卽是空)을 공즉시색(空卽是色)보다 먼저 말씀했나 보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요즘 같은 백세시대에 아직도 4분의 1의 세월을 건강하고 당당히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나이는 마음이 먹지 않고 몸이 먹는 법, 이제부터는 몸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고 마음이 하자는 쪽으로 한 번 살아 봐야겠다. 몸이라는 녀석은 내 말을 듣지 않으니 이제는 마음을 살살 달래가면서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살아볼까 한다. 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대한민국의 지도를 거꾸로 보자. 대한민국의 형국은 토끼나 호랑이, 황소가 아니라 제주도를 최정상으로 4000여 개의 섬들로 활활 타오르는 ‘횃불’임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좀 철학적인 생각을 해보자. ‘물은 아래로 흐른다’가 진리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물은 돌고 도는 법’이다. 하늘의 구름은 땅위의 물이 기화되어 흘러간 모습이 아닌가. 따라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도 바뀌어야 한다. 어른들도 얼마든지 아랫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있는 법이다. 이제라도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 내 맘대로 살아 보련다. 고정관념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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