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霽季夏日/支韻(제계하일/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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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水巖 李昌俊(작시 수암 이창준)

雨淋霑大地 우림점대지 비가 내려 대지 촉촉이 젖어드니/

心急備秋犁 심급비추리 가을 밭갈이 준비에 마음은 바빠지네/

蟬不考吾事 선불고오사 저 매미는 나의 사정 헤아리지 못하고/

無休勸作詩 무휴권작시 쉬지 않고 시 지으라 한없이 권하네/

■주요 어휘

▲霽=비갤 제 ▲季夏(계하)=음력(陰曆) 6월의 별칭(別稱). 늦은 여름 ▲淋=물 뿌릴 림 ▲霑=젖을 점 ▲犁=밭갈 리, 쟁기 리 ▲蟬=매미 선 ▲勸=권할 권

■해설

근 한 달 만에 비다운 비가 내렸다. 연일 쏟아지는 폭염으로 타들어가던 모든 작물들이 이제야 생기를 되찾는다. 봄 농사가 끝난 자리에 가을 농사를 준비할 때다. 좀 더 일찍이 시작해야 했지만 땅이 너무 메말라서 엄두도 내지 못했다. 7월에 심어야할 작물을 다소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심어야 하겠다. 비료도 뿌리고 밭을 갈고, 또 때맞추어 적당한 시기에 비도 내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농사일에 아마추어인 내게는 힘든 일인데, 참으로 할 일은 많고 걱정은 태산 같다.

새로이 늦게 시작한 한시 공부도 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마음은 조급하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창밖에는 해풍이 솔솔 불어 나뭇가지들은 하늘거리고, 벚나무에는 많은 매미가 앉아 즐거운 여름철 온종일 마음껏 노래하지만 나에게는 낮잠 자지 말고 시를 지으라는 잔소리로 들린다. 참으로 힘든 정유년 여름이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책상 앞에 앉아 펜을 잡아본다.

<해설 수암 이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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