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쓰레기소각장 위에서 ‘예술’을 외치다
(12)쓰레기소각장 위에서 ‘예술’을 외치다
  • 김재범 기자
  • 승인 2018.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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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시설에 문화 콘텐츠 조성…변화 모범 사례
전시·공연·시설 관람 등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 제공
경기도 부천시 삼정동에 위치한 부천아트벙커B39의 모습(왼쪽)과 예전 쓰레기 소각장 모습. 쓰레기소각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창조하면서 업사이클링 문화 재생 사업의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삼정동에 위치한 부천아트벙커B39의 모습(왼쪽)과 예전 쓰레기 소각장 모습. 쓰레기소각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창조하면서 업사이클링 문화 재생 사업의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삼정동 부천아트벙커B39. 지난 4월 문을 연 이곳은 불과 8년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소각장이었다. 혐오 시설이 융·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창조되면서 업사이클링 문화 재생 사업의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폐소각시설에서 문화시설로의 결정 과정

삼정동 쓰레기소각장은 1980년대 후반 신도시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부천 중동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면서 19955월 준공, 하루 200t의 쓰레기를 처리했다.

소각장 규모는 대지 12663.7에 연면적 8074.79로 지하 1층 지상 6층이다.

그런데 1997다이옥신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당시 환경부가 발표한 소각로 다이옥신 농도 조사 결과삼정동 소각장의 경우 다이옥신 농도가 기준치의 20배인 평균 23.12을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인근 대장동 소각장이 설치되면서 20105월 가동이 중단됐다.

그 후 삼정동 쓰레기소각장 활용 방안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수년간 방치됐다. 소각장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로부터 주민센터, 수영장, 도서관 등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부천시는 소각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20139삼정동 폐기물 소각시설 활용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수립 연구용역을 시행했다

마을 의제 설정, 시민창안대회, 주민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면서 사업 방향을 정해 나갔다.

특히 시민토론회, 상황공유회, 간담회 등으로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사업에 참여한 부천문화재단을 통해 파일럿 프로그램에 지역주민을 비롯한 부천시민 8800여 명을 참여시켜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자연스럽게 홍보가 진행되도록 했다

최종적으로 나온 목표는 폐소각시설 도시재생을 통한 문화시설 조성이었다. 그리고 이 시설은 과거 소각장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보존하고 새로운 문화비전을 담은 공간이 되도록 했다.

부천시는 장기간 방치된 시설에 새로운 문화 공간(하드웨어)을 조성하고, 부천문화재단은 문화 콘텐츠(소프트웨어)를 통해 주민과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결국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폐산업시설 문화 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트 전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트 전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진행되고 있는 콘서트.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진행되고 있는 콘서트.

복합문화시설로의 리모델링

부천시는 1단계 사업으로 95억원(국비 43억원, 도비 6억원, 시비 46억원)을 투입해 지난 413일 복합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한 부천아트벙커39를 개관, 6월부터 운영에 돌입했다.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공간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담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부천아트벙커B39는 부천과 문화예술, 소각장의 쓰레기 벙커를 담고 있다.

B는 부천의 영문 표기(Bucheon)와 벙커(Bunker)의 이니셜인 동시에 무경계(Borderless)를 의미한다. 모든 영역과 모든 세대가 어울리는 자유로운 공간을 뜻하는 것이다. 숫자 39는 소각장의 상징인 벙커의 높이 39m와 인근 국도 39호선을 의미한다.

1층에는 전시와 공연이 가능한 멀티미디어홀, 이벤트가 가능한 다목적 야외 공간으로 조성된 중정, 휴식과 식음료 판매 공간인 카페가 들어섰다.

2층에는 문화예술, 인문 교양,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의 교육이 가능한 교육실(스튜디오) 4곳이 활용되고 있다.

3층부터 6층까지는 존치공간으로 분류, 옛 소각장의 모습을 보존해 폐소각장 문화 재생의 의미를 남겼다.

부천시는 특히 2015년 리모델링 설계에 앞서 운영 주체를 공모, 설계 단계부터 참여토록 해 공간을 위한 운영이 아닌, 운영을 위한 공간이 되도록 했다.

부천시는 이에 따라 사회적기업 노리단과 민간위탁계약을 체결, 시설 운영을 맡겼다.

노리단은 미디어 아트를 기본 콘셉트로 가지고 있으며, 기획전시, 공연, 교육, 토크콘서트, 시설 관람 등을 통해 부천시민과 전국의 방문객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존치공간은 영화와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부천시는 연말까지 2단계 사업에 17000만원을 투입해 존치공간에 대한 안전시설 등을 정비, 본격적인 방문객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부천아트벙커B39 실내에서는 유해가스를 청정가스로 정화 처리해 굴뚝으로 배출하던 유인송풍실, 소각할 쓰레기를 투입하던 대형 철문, 연소된 쓰레기가 재로 변해 모이던 벙커, 대형 소각로, 모니터·원격 조정 장비 등을 갖춘 중앙제어실을 볼 수 있다.

한편 부천아트벙커B39는 전국 최초로 가동이 중단된 폐소각시설을 리노베이션해 주민 혐오 시설을 소통과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시킨 점을 인정받아 올해에만 3개 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 8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 우수사례상, 한국마케팅협회 주관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도시재생부문 최우수상이 그것이다.

부천시의 폐산업시설 문화 재생은 모범 사례로 꼽히면서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제주도 산북소각장(봉개소각장), 부평구청 등 국내외에서의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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