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위(得位)와 실위(失位)
득위(得位)와 실위(失位)
  • 제주신보
  • 승인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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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투자·고용 등 실물 경제지표의 추락으로 한국 경제 위기감이 심화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후 이들 경제 투톱은 소득 주도 성장과 최저임금제, 고용 상황 등을 놓고 수차례 엇박자를 보이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교체설 속에서도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확연한 시각차를 보였다.

소득 주도 성장을 주도해 온 장 실장은 4일 당정청회의에서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과 법률이 통과돼 집행되면 내년에는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 공정 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국민이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부총리는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러한 전망과 관련, “저는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며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고, 국제 상황을 봤을 때 대외 리스크 관리 하방(경기 하락)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국 경제를 진단했다.

이 같은 경제 수뇌부의 난맥상에 국민들은 혼란을 넘어 짜증스럽다.

▲고(故) 신영복 교수는 자신의 저서 ‘담론’에서 ‘주역(周易)’에 담긴 관계론을 조명하면서 ‘득위(得位)’와 ‘실위(失位)’에 대해 논했다.

그는 “효(爻)가 자기 자리에 있는 것을 득위했다고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를 실위했다고 한다”고 했다. 효는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득위 비결로는 ‘70%의 자리’를 꼽았다. “자기 능력이 100이면 70의 역량을 요구하는 곳에 가는 게 득위”라고 했다. 반대로 70의 능력자가 100의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에 가면 실위가 된다”며 “이 경우 부족한 30을 함량 미달로 채우거나 권위 또는 거짓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자기도 파괴되고 맡은 소임도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능력이 70%밖에 안 되더라도 100의 자리에 가면 자기에게는 기회가 될지 모르나 다른 사람을 몹시 고통스럽게 한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나 장 실장,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모두 실위했다고 보는 게 마땅하다.

경제 실정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국민들은 ‘득위’할 수 있는 인물이 선택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