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소방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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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서부소방서장

지난달 28일 오후 5시경 강원도 홍천소방서 소방대원들은 “빌라 4층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다급한 신고를 받고 출동을 했다. 화재현장은 화염과 열기가 격렬해 있는 최성기 상태로 유리창이 깨어지고, 화염이 밖으로 분출되는 상황이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집안에 어린아이가 있다”는 어머니의 간곡한 외침에 한시도 주저하지 않고 건물 속으로 진입해 들어갔다.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진압대원과 구조대원은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가며 힘들게 들어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아이를 구조하였고, 구급대는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다행히 아이는 의식을 회복했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에 있다. 모두가 서로를 지켜주며 최선을 다한 덕분이었다.

“퍼스트 인(First in), 라스트 아웃(Last out)”이라는 말이 있다. 본래 의미는 ‘데이터가 먼저 들어온 것을 나중에 꺼내 쓰는 것’을 칭하는 전산용어이다. 이 말은 베트남전의 실제 인물인 할 무어 중령을 소재로 한 영화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에서 주인공이 한 연설을 통해 유명해졌다. 지휘관인 주인공은 베트남으로 참전하기 전 대원들에게 “우리가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맨 먼저 적진을 밟을 것이고, 맨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것이며 단 한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라고 함으로써 동료들 간의 신뢰와 책임의식을 역설하였다.

이는 바로 소방공무원들에게 화재와 같은 각종 재난 현장에서 누구보다 먼저 진입해 들어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희생정신과 직업적 숙명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뉴욕의 9·11테러 당시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2973명이 사망했다. 그 와중에 73층에 있던 모건스탠리 직원들은 정전 속 아수라장이 된 사무실과 패닉 상태에서도 안전관리자인 레스콜라의 지휘아래 훈련대로 신속, 차분히 대피해 직원 2687명과 고객 250여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직원을 찾으러 다시 올라간 사이 건물이 붕괴됐고 안전관리자를 포함한 13명은 사망했다.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 놓여 있다. 그리고 매시간마다 최선의 선택과 결정이 요구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방조직은 그 누구보다도 한 치의 실수를 허용치 않는 조직이라 할 것이다. 바로 각종 재난현장에서 가장 먼저 대응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며, 실수는 곧바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5만여 명의 소방공무원들은 평상시 수많은 소방훈련을 통해 건축물의 구조를 몸에 익히고, 점검을 통해 위험요소를 찾아내 대응하고 대형화재와 각종 재난에 대비한 맞춤형 소방안전대책을 수립해 나가는 등 국민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24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안전’ 하나만을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

우리 서부소방서 로비에는 논어에 나오는 見利思義 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 이라는 문장이 걸려 있다. 안중근 의사가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뤼순감옥에서 쓴 것으로 유명한 글이다. 직원들 모두는 제56주년 소방의 날을 맞이해 ‘우리는 명예, 신뢰, 헌신의 119정신으로 이로움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당할 때 목숨을 바친다’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소방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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