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제주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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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서울이 좋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제주가 좋은 것도 없어요.” 지난달 열린 제주경제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날 ‘지역혁신과 좋은 일자리’를 주제로 ‘제주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과 ‘제주지역 혁신과 청년 일자리 창출 사례’ 발표가 있었다.

청년들이 제주에 살기 힘든 이유는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관심 있는 분야에 경험과 경력을 쌓기 위해’, ‘나의 꿈에 도전하기 위해’, ‘가능성을 얻고 성장을 위해’라고 한다. 제주를 사랑하지만 일자리 관련 이유로 제주를 떠나고자 하는 청년들이 많다.

제주는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인구 증가 지역이다. 2000년 이후 전국 대비 6%p 이상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호한 양적 고용 지표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다.

청년들은 왜 제주에서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있을까? ‘타 지역보다 낮은 임금’, ‘전국 대비 높은 비정규직 비율’, ‘좋은 일자리 창출의 한계’, ‘일자리 미스매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제주 청년이 자신의 노동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치를 화폐적 가치로 환산하여 청년 수요가 반영된 선호 임금 수준은 240만원이다. 임금을 올리는 방법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 발전이다. 생산성은 투자를 끌어내는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기술은 직업훈련·교육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직업훈련과 교육, 역량강화 사업 등을 고용으로 연계시키고, 산업기반 강화와 직무교육을 통해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이나 부모들은 공무원이나 공공부문 정규직 혹은 대기업 일자리를 원한다. 문제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는 한정적인데, 수천 명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아주는 일자리만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 부모들은 공공부문 채용 확대 기회를 놓치게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기회가 다시 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청년들의 눈높이와 시장에서 공급하는 일자리 미스매치(miss-match)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취업준비 기간이 길면 길수록 취업할 확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청년은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직장 취업이 오랜 기간 지연될 경우, 견실한 중소기업에 취업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아울러 중소기업의 근로 조건이 변화되어야 한다. 한꺼번에 전부를 충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청년이 만족할 수 있는 적정 임금 및 복리후생, 고용 안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이다. 결국 기업과 민간,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 이에 지역사회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에 대한 폭넓은 인식 개선이 급선무이다. 우선 제주지역의 현황과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가능성이 넓어진다.

청년들이 성장 경험을 갖고 지역자원과 연계한 성공사례를 창조하려면 새로운 것보다 기존에 합의된 것부터 융합하여 실리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농촌체험관광, 사회적 농업, 농업 유통, 지역농산물 활용 6차 산업, 스마트 팜 등.

“올해는 2억 찍으려구요.” 청년 일자리 창출방안 성공 사례를 발표한 농수산물 유통 법인대표의 확신에 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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