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SK에너지 축구단·이하 제주)의 배일환(30)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2010년 제주에 입단한 배일환은 군 복무기간을 빼고 오직 제주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일찍 축구화를 벗게 됐다. 그는 지난 10일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 때 진행된 자신의 은퇴식에서 끝까지 제주와 팬들을 위해 뛰었다.
조성환 감독의 배려도 있었다. 조 감독은 이날 교체 명단에 배일환을 포함시켰다. 출전 여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그가 그라운드 위에서 팬들과 마지막 순간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북전 하프타임 때 이뤄진 은퇴식은 주장 박진포를 비롯한 제주 선수단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은 배일환 유니폼을 관중석에 걸고, 직접 준비한 선물까지 건네주며 지도자로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는 그를 응원했다.
배일환은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팬들이 기억해주는 선수가 됐다.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 제주와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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