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 살아남기
인터넷 시대에 살아남기
  • 제주신보
  • 승인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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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논설위원

인터넷 검색은 자기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들만 받아들이고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들만 쫓아다니며 탐색하기 쉽다. 내 생각에 맞는 정보만 선별하여 받아들이면 객관적이지 않은 자신의 편견이 더욱 굳어지는 강화 현상이 생기기 쉽다. 너무 많은 정보가 주어지면 정보과부하로 인해 의사결정에 장애가 된다. 정보의 홍수에서 살아남으려면 유용한 정보를 찾고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존하는 인터넷 데이터의 90%가 2016년 이후에 생성되었다. 2017년에 인스타그램에서 매 분 467억 개의 포스트가 등록되었으며, 페이스북에서 매 분 300만 개 이상의 포스트가 등록되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려면 효율적인 탐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 두뇌의 정보처리능력은 정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비유하자면, 깔때기 주둥이의 크기는 이전보다 비할 수 없이 커졌지만, 깔때기 목의 크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좋은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낯선 단어 하나를 외우려면 10~15초 걸리는 것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조건을 추론해냈다. 그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그 분야에서 10년 정도 숙련되어야 한다는 ‘10년 규칙’을 제안하였다. 인터넷에 널려 있는 좋은 정보를 잘 활용하면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중국의 한자는 눈으로 봐서 대충 읽을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쓰기는 어렵다. 중국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한자를 어떻게 컴퓨터와 휴대폰에 입력할까? 중국은 발음을 로마자표기법으로 영어로 입력하면 해당 발음의 한자들이 여러 개 뜨고 거기서 해당 한자를 선택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즉, ‘Han Guo’로 입력하면 모니터에 뜨는 ‘韓國’ 등의 한자 중에서 맞는 것을 택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컴퓨터의 자동완성기능에 의존하다 보니 한자를 읽을 수는 있어도 쓰지는 못하는 신문맹이 늘어나는 데 있다. 중국은 학교에서 서예 교육을 필수로 지정하여 신문맹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사용자를 편하게 만드는 정보 기술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사용자의 지적 능력을 떨어뜨린다. 편리한 인터넷을 주도적으로 다룰 줄 알아야 주인이 된다.

컴퓨터와 인간 간 싸움으로 비견되는 바둑 게임에서 알파고는 ‘68승 1패’를 기록하면서 인간보다 우월함을 과시했다. 알파고를 딱 한 번 이긴 사람은 이세돌이다. 이세돌은 어떻게 알파고를 이겼을까?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바둑의 정석을 패턴으로 익혔다. 컴퓨터는 반복적인 계산을 잘 처리한다. 컴퓨터의 강점은 일정한 패턴을 찾아 효율적인 알고리즘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이세돌은 패턴을 벗어난 비정상적인 묘수를 둠으로써 알파고를 물리쳤다.

인간이 컴퓨터보다 뛰어난 점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 수 있는 창의성이다. 평범한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인 마르셀 뒤샹의 창의성을 컴퓨터는 흉내 낼 수 없다. 비디오 모니터를 바라보며 참선하는 부처를 만든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컴퓨터가 따라가지 못한다. 기존 패턴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은 인간이 컴퓨터보다 앞선다. 자연을 구경하고 산책하면서 휴식을 얻고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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