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과 날씨
한잔과 날씨
  • 제주신보
  • 승인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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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날씨가 꽤나 쌀쌀해졌다. 이제 애주가들은 한잔하려고 굳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추운 곳에 있으면 술을 찾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다.

영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은 세계기상기구·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활용해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194개국의 기온·일조 시간과 음주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일조 시간이 적은 지역일수록 1인당 알코올 소비가 많았다. 시베리아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술 소비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러시아인하면 독한 보드카를 들이켜는 이미지가 강하다. 날씨가 춥고 일조 시간이 적을수록 우울증이 생기는 경향이 있는데, 대안으로 알코올을 찾다 보니 날씨가 추울수록 알코올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다.

사막 지역이나 호주 등 평균 기온이 높고, 일조 시간이 큰 지역일수록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적었다.

▲우리로선 이 연구 결과가 반가울 수는 없다. 최근 발간된 WHO의 ‘술과 건강에 대한 국제 현황 보고서 2018’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아시아권에선 라오스 다음으로 2위다.

우리나라 국민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10.2L다. 마신 술 중에서 순수 알코올의 양만 계산한 것이다. 남성이 16.7L로 여성(3.9L)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알코올 16.7L는 360mL 소주 273병, 500mL 맥주 668캔을 마셔야 섭취할 수 있는 양이다. 1주일에 소주 5병이나 맥주 13캔가량을 꼬박꼬박 마셨다는 의미다.

이웃 나라인 일본(8L)과 중국(7.2L)은 우리보다 술을 덜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우리의 38% 수준인 3.9L에 이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남성 100명 중 12명가량(2016년 기준)이 술과 관련된 질환·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술을 마시면 간경변·암 등 질병이 발병할 확률이 커지고, 음주 운전 등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초래한다. 간경변으로 인한 사망자의 74.5%, 교통사고 사망자의 38.5%,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8.3%가 술로 인한 죽음이다.

▲올겨울은 춥다고 한다. 올여름 폭염을 가져온 기상 요인이 올겨울 혹한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옛말에도 여름이 더우면 겨울은 춥다고 했다. 그렇다고 술에 의존해 긴긴 겨울을 보낼 수 없는 노릇이다. 겨울나기를 위한 나만의 비책 하나는 이제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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