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일부 주민들이 지난 11월 1일부터 제주환경순환자원센터 공사장 입구를 막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지사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총 2351억원을 투입, 동복리 산 56-34번지 일원에 3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매립장(200만㎥)과 1일 500t을 처리할 수 있는 광역소각장 건립 공사를 지난해 3월 착공했다.
반면, 동복리에선 주민 숙원사업인 ‘사파리월드’ 사업을 도가 승인해주지 않자, 공사장 진입로를 대형트럭과 천막으로 25일째 막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파리월드는 ㈜바바쿠트빌리지가 동복리 99만㎡부지에 1521억원을 투입해 동물사파리와 야외공연장, 관광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 부지의 75%는 동복리 마을 소유인 반면, 나머지 25%는 도유지다. 사업부지는 행정구역상 동복리지만, 곶자왈인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과 맞닿아있다.
사업자는 100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50년 사업 후 마을에 기부 채납하기로 했다. 동복리는 마을 총회와 개발위원회에서 사파리월드를 99% 찬성해 숙원사업으로 꼽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23일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이도2동 을)은 “도가 최근 곶자왈 보전관리 대책을 발표, 불이 난 동복리 마을에 기름을 끼얹는 정책발표가 돼 버렸다”며 “작금의 사태에서 발표를 늦춰도 되는 데 주민들을 더 열 받게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 만큼, 원희룡 지사가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복리와 도의 갈등으로 내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한 광역매립장 조성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동복매립장의 2개 공구는 지난 8월 완공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포화에 달한 봉개매립장(213만㎥)의 쓰레기 일부를 옮기지 못하고 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은 “봉개매립장은 내년 2월까지 버티지 못하는데 동복매립장은 공사가 중단됐다”며 “지사가 진정성 있게 동복리 주민들을 설득해 해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양보 도 환경보전국장은 “현재 타협의 여지가 없어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협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복매립장 공사를 진행하는 2곳의 업체는 동복리 주민을 상대로 지난 20일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