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의회 “이사장 사퇴하고 부총장 임명 철회해야”
구조조정 위기에 몰린 제주국제대학교가 ‘학교 살리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국제대는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Ⅱ 대학으로 선정됐다. 학교 정상화에 온 구성원이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지만 일부 교직원과 법인 간의 소송전, 총장 공석 사태 장기화 등으로 대학 역량 강화 사업이 진전없이 표류하고 있다.
제주국제대는 앞서 2016년 6월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 탐라대 부지를 415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대부분 교직원들은 매각대금으로 기존 차입금 변제와 교직원에 대한 미지급 급여 지급이 이뤄지면 학교 시설투자 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인식, 기본급 일부를 삭감 지급받는 등 자구 노력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교직원 10여 명은 지난해 7월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을 상대로 보직 수당, 야간 수당 등의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의 소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대다수 교직원들은 미지급 임금을 포기하는 등 학교를 유지·발전시키는 데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일부 교직원들은 임금 관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이뤄질 경우 어렵게 회생시킨 제주국제대를 회생 불가능한 폐교로 몰아가는 극단적인 결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법인이 이번 사건 소송에서 패소하면 탐라대 부지 매각자금 전액을 모든 교직원에게 지급하고 폐교하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13일자로 제주지방법원에 대학의 지속적인 존립이 가능해질 때까지 소송에 대한 판결을 기각, 지연시켜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학교 교수 72명 중 62명이 교수회에 소속돼 있다.
이와 함께 고충석 전 총장이 지난 8월 31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만 차기 총장 선출은 3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수회는 ▲이사장 사퇴 및 부총장 임명 철회 ▲부당한 대학 평가에 대한 법적 대응 ▲총장 선출 공론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지난 6일 이사회를 거쳐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주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내년 1월 중 신임 총장이 임명될 것”이라며 “특히 교육부가 ‘대학 기본역량 진단’ 발표 전 평가 대상이 아닌 학교들은 이의 신청하라고 했으나 당시에는 회신을 안했다. 낮은 평가가 나오자 법적 대응을 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