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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숙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

우리 삶에서 웃고 울었던 많은 부분들이 선택으로 인한 아픔이거나 혹은 손해 보았던 일들일 것이다. 요즘은 뉴스도 진짜와 가짜가 있는 뒤범벅인 세상에서 순간순간 선택하며 살아내고 있다. 배우자를 선택하고, 직장을 선택하는 큰 선택도 있지만 소소한 모든 일상이 연속되는 선택 속에 살고 있다. 어떤 일을 하던 누군가의 조언을 듣기도 하고 보편적인 방법을 따르기도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스스로 선택해야만 하는 것인 것을.

물건하나를 사는 것도 그럴싸한 광고로 혼돈된다. 진짜라고 믿고 샀는데 알고 보니 가짜를 사서 분쟁이 일어나는 뉴스를 종종 접하게 되는 것들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물건에 속고, 사람에게 속았으니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를 일이다. 지불한 액수에 따라 스트레스 강도는 비례가 되고 또 오랫동안 가시가 되어 찌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알아보지 못한 내 탓이 가장 큰 원인인 것을,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서야 어리석었던 자신을 보게 된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은 한순간에 배워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투자하며 습관이 되어야만 조금씩 얻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자세히 보는 습관과 찬찬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그 배움을 앞당길 수 있으니 잔소리꾼으로 변할 까 걱정된다. 우리 자녀들은 스피드에서는 최고다보니 천천히는 도저히 먹힐 수 없는 세대다. 또한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에 있다고 믿고 스마트폰을 맹신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이 선택하는 세상에 갇혀 다른 길을 보지 못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걱정이 되는 것도 나이에서 오는 우려일까.

누구에게나 진짜와 가짜를 걸러내고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꼭 필요하다고는 말은 한다. 그런데 그 안목이 절실하지 않거나 또 쉽게 얻어지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세상에는 안목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분명한 세계가 있고 그 맛은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보물을 찾을 수 있는 도구가 안목이며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오로지 스스로 키워내야만 얻어지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은 찬찬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시간을 투자하고 때로는 비용도 투자하며 많이 느껴보아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도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따라서 오류를 범할 확률이 적다.

오늘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이고 그 결과는 나의 몫이기에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며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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