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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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영화 ‘완득이’는 2011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장애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말썽꾸러기 ‘도완득(유아인 역)’이 질풍노도의 고교 시절을 보내며 겪는 이야기를 그려낸 성장영화다.

이 영화는 완득과 그의 내적 성장을 돕는 괴짜 담임선생(김윤석 역)을 내세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과 교육 등 다소 묵직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당시 5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한 이유일 게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가정을 꾸린 것을 말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로 이뤄진 가정, 한국인 어머니와 외국인 아버지로 이뤄진 가정, 혹은 이주민 가정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엔 ‘혼혈 가정’으로 불리었다. 주한미군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많을 때였다. 그러다 2003년 3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건강가정시민연대가 이런 차별적 용어 대신 ‘다문화 가정’으로 대체하자고 권장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는 1990년대 이후로 꾸준히 국제결혼이 이어지면서 다문화 가정을 이룬 사회로 접어들었다. 주로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편입되는 형태다. 혼인 적령기를 놓친 농촌 총각들의 신붓감으로 대거 유입된 탓이 크다. 물론 국내에 정착한 외국인과의 국제결혼이 늘어난 것도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의 다문화 가정은 31만 가구를 헤아린다. 그야말로 한 다리만 건너도 ‘베트남 새댁’이나 ‘중국 며느리’ 등과 마주치는 현실인 게다. 제주 역시도 다문화사회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다문화 가정이 이미 4000가구를 넘어선 거다.

▲이제 국제결혼은 제주사회에서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결혼한 부부 10쌍 중 1쌍이 다문화 혼인이란 통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다문화 혼인이 392건으로 전국에서 그 비중(10.6%)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전국 평균은 8.3%였다.

헌데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국제이혼이 덩달아 급증한 거다. 작년 도내 다문화 부부의 이혼 건수가 160건에 달한 게다. 1년 전보다 무려 20.3% 증가한 수치다. 그 요인에 관계 없이 왠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다문화 가정도 제주도민이기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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