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품종 감귤 재배했다 송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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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농가 재배하는 2개 품종 출원…계통 출하 등 판로 차단
묘목 보급 도내 종묘상·농가 로열티도 지급해야
서귀포시 한 농가에서 일본 신품종 ‘미하야’를 재배한 모습.
서귀포시 한 농가에서 일본 신품종 ‘미하야’를 재배한 모습.

우량 감귤 품종에 대한 육성이 전척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일본산 신품종을 들여와 재배했다가 로열티 지급은 물론 소송에 휘말릴 상황에 놓였다.

28일 서귀포시와 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우리의 농촌진흥원)이 2014년에 출시한 만감류인 ‘미하야’, ‘아스미’ 2개 품종이 도내에 도입된 가운데 현재 208개 농가에서 920t을 생산하고 있다.

이 품종은 일본 현지 농가 등에서 묘목을 구입했으나 기술이전과 분양에 대해선 정식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2014년부터 도내 7개 종묘상과 농가에서 해당 묘목을 판매하는 광고를 올리고 농업인들에게 보급됐다.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이 올해 1월 해당 품종을 신품종으로 출원하고, 오는 2039년까지 보호품종으로 등록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017년산 ‘미하야’와 ‘아스미’는 감협 등 도내 7개 지역농협에서 계통 출하를 해 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일본 측에서 로열티를 요구하자, 농협중앙회는 올해 계통 출하를 전면 금지했다.

향후 국제 분쟁이나 소송문제로 국내 마트는 물론 시장에서도 판매가 차단된 상태다.

감귤·장미 등 일본산 품종을 수입하는 일본 측 대리인인 경기도 소재 A원예사는 수입은 물론 제주에 보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결국, 묘목을 판매한 도내 종묘상과 이를 재배한 농가들만 로열티를 지급할 상황에 놓였다.

서귀포시는 생산된 920t에 대해 소비운동 전개를 검토했지만, 도용된 묘목으로 수확한 감귤이어서 자칫 분쟁에 휘말릴 우려를 낳고 있다.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1970년대 재일교포들이 일본산 감귤 묘목을 들여올 때는 ‘제2의 문익점’으로 칭송받았지만, 우리나라가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에 가입, 2012년부터 외국에서 출원된 신품종은 로열티를 지급하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의 94%는 일본 품종이다. 지금도 가장 많이 재배되는 노지감귤인 ‘흥진’, ‘궁천’, ‘일남1호’는 일본에서 도입했고, 부지화(한라봉), 세토카(천혜향), 감평(레드향)은 일본 이름이 익숙할 정도다.

다행히 이들 품목은 출시된 지 25년이 넘어서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안정적으로 보급된 국산 품종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하례조생’과 도농업기술원이 품종을 출원한 ‘상도조생’과 ‘써니트’ 등 손에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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