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답게 가꾸는 탄소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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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인체와 자연계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는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순환에 매듭이 맺히면 썩고 죽는다. 동∙식물계를 품고 있는 자연계에서 순환은 지구의 존재 가치를 의미한다.

우리 몸의 각 기관이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60조 개의 세포에 끊임없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또한 세포들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노폐물도 깨끗이 청소해 주어야 한다.

물질의 순환에 생물권이 관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생물권과 상호작용하는 것은 그 물질이 생물의 활동∙성장에 필요한 경우이다. 이러한 물질의 순환은 생물학적∙화학적∙물리학적으로 관련된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생지화학적 순환(biogeochemical circulation)이라 일컫는다.

생지화학적 순환은 생물권과 나머지 권역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 고체 지구, 수권, 기권에서 단순한 무기물의 상태로 존재하던 것이 생물체의 성분으로 사용되고 생물의 사후에는 분해되어 원래의 형태로 된 후 권역에 저장되는 과정이다.

생명 형성에 관여하는 원소들 중에 가장 흔한 것은 탄소, 산소, 질소, 인, 황 등이다. 탄소와 관련된 것으로는 식물의 광합성이 중요하다. 이때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흡수된 탄소가 호흡과 분해에 의해 그 대부분이 기권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광합성과정에 의해 고정된 탄소를 함유한 유기물의 일부는 먹이사슬을 통해 여러 단계의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소비자들은 호흡에 의해 탄소의 일부를 이산화탄소로 방출한다.

또한 동식물의 사체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 혹은 메탄을 생성한다. 그렇지만 초기에 고정된 탄소 전부가 이 과정에 의해 대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지구를 지구답게, 풍요롭게 가꾸는 한 방편이다.

동∙식물의 사체 중 일부는 토양 속에 유기물로 축적되고, 이후에 풍화와 침식에 의해 하천을 통해 해저에 퇴적된다. 해저에 퇴적된 탄소의 일부는 장기 순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모습을 표현한다.

장기순환은 생물의 유해로부터 직접적으로, 또는 침전에 의해 탄소를 포함한 퇴적층을 생성한다. 이후 암석의 윤회과정에서 기체의 형태로 방출된 것을 다시 생물이 이용하거나 물에 용해한다.

퇴적층의 퇴적 유기물로서 대표적인 것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이다. 석탄은 보통 육상식물, 석유와 천연가스는 해양의 플랑크톤 등의 퇴적 결과물이다. 이들은 주로 석회암과 사암층에 저축되어 있다. 지각 변동에 의해 이들이 지표로 표출되면 산소와 반응하여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된다.

고체 지구의 가장 큰 탄소의 저장소는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석회암이다. 수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석회암이 품고 있는 것은 지구상의 생물계에는 천만다행이다. 이 덕분에 지구상에 현재와 같은 가족이 생존하고 있다.

석회암이라는 이산화탄소의 대형 창고가 없었으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아 지구의 구성원은 현재와 다를 것이다. 금성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며, 농도 또한 매우 짙다. 이에 의한 온실효과의 결과물로 금성은 온도가 높다.

이런 순환과정도 지구가 인간처럼 70% 이상의 물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지구는 인간이 가꿔야 할 절체절명의 보루이며 천국이다. 물과 암석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보고이다.

이 탄산칼슘의 일부는 주변의 암석에 있는 규소와 결합하여 규산칼슘으로 변화하게 되며,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화산활동에 의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시기와 활발한 화산 활동의 시기는 관계가 있다.

이 이산화탄소의 일부는 빗물 속으로 녹아 들어간다. 빗물에 용해된 이산화탄소와 탄산칼슘 간의 화학반응은 거대한 동굴형성의 시발점이다. 자연현상과 화학반응 간에도 오묘한 관계가 내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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