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자전거길…사고위험 '환장의 길' 전락
환상자전거길…사고위험 '환장의 길' 전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도의회 환도위, 360억원 투입한 사업 '실패'…"또 용역하면 뭐하냐"
제주시 건입동 탑동광장 인근 인도에 파란선을 그어 설치한 자전거도로 모습.
제주시 건입동 탑동광장 인근 인도에 파란선을 그어 설치한 자전거도로 모습.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수 백억원을 들인 ‘환상자전거 길’에 대해 실패한 사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도는 2010~2015년까지 5년간 국비 358억원을 들여 제주를 한 바퀴 일주할 수 있는 환상자전거길 234㎞와 10곳의 인증센터를 구축했다. 그러나 국비가 끊기면서 지난 3년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도와 양행정시는 내년에 총 4억5000만원을 들여 정비계획 용역과 부분 보수를 실시하지만 의회는 용역을 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더불어민주당·제주시 한림읍)는 29일 행정시에 대한 예산안 심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은 “최소 1m도 안 된 구간에 파란선과 점선을 그어 놓고 엉터리로 자전거길을 만들어 놓았다”며 “전시행정을 할 것이면 앞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지 말라”고 질타했다.

김용범 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동)은 “별도봉 계단과 쇠소깍 급경사 해안도로도 환상자전길로 지정했다. 자전거로 도내 전역을 일주할 여건이 안 되면 1, 2, 3구간을 정해 정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동 을)은 “곳곳마다 농산물이 적치돼 있고, 도로와 인도, 자전거도로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협소한 곳이 많다”며 “안전사고에 노출된 만큼 현장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정비 용역은 100번을 해봐도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고윤권 제주시 도시건설국장은 “안전펜스가 훼손된 곳이 많아 내년부터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외곽지 도로는 협소한데 자전거길에 농산물을 적치하고 불법 주차를 하면서 문제가 되는 만큼 내년에 용역을 통해 전수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부가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해 국비지원사업으로 조성된 환상자전거 길은 제주 해안도로와 관광지를 연결하면서 하이킹여행의 명소로 홍보가 이뤄졌다.

그러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도로 폭이 2m에 불과한 곳에도 자전거도로 표시를 해 놓으면서 이용객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환경도시위원회는 환상자전거 길은 보여주기 식 전시행정이자, 현 도로상황에선 개선하기가 어려운 실패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