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둠에 갇혀 있을 때 살포시 빛 건네다
네가 어둠에 갇혀 있을 때 살포시 빛 건네다
  • 제주신보
  • 승인 2018.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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⑳사라봉 산지등대(上)
영주 10경 중 제2경은 사봉낙조…산지등대를 찾다
석양은 하늘과 바다가 한몸이 되는 ‘희열’이 그린 것
무인등대로 출발해 유인등대로 84년간 추자도, 청산도, 보길도, 거문도를 환하게 불을 밝힌 사라봉 산지등대. 바람난장 가족들이 영주 10경 가운데 제2경인 사봉낙조를 찾았다. 석양 지는 노을 너머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된 듯한 풍광이 감동을 자아낸다.
무인등대로 출발해 유인등대로 84년간 추자도, 청산도, 보길도, 거문도를 환하게 불을 밝힌 사라봉 산지등대. 바람난장 가족들이 영주 10경 가운데 제2경인 사봉낙조를 찾았다. 석양 지는 노을 너머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된 듯한 풍광이 감동을 자아낸다.

저녁 노을이 꽃 바다인가

꽃 바다가 저녁 노을인가

저 속으로 뛰어들어 타오르고 싶어라

단 한 순간이라도

하늘로 돌아가서

이 세상에서 살아왔던 날들을 보고 싶어라

우리가 누군가에게 꽃이 되어 피지 못 했다면

활짝 피고 싶어라

모두에게 손 내밀어 착한 이웃이 되어

저녁 노을을 무등타고 돌아가고 싶어라

사라봉! 그대 낙타등을 타고 돌아가고 싶어라

행복의 불이 켜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라

-이청리의 ‘사라봉 낙조’ 전문

 

가을 끝물, 아니 초겨울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것같이 흐린 날씨다.

오늘 바람난장은 영주10경 제2경 사봉낙조(沙峯落照)를 보기에 안성맟춤인 사라봉 바닷자락 산지등대를 찾았다.

사라봉 산지등대는 1916년 10월, 우도등대와 마라도등대에 이어 도내에서는 세 번째로 점등되었다. 무인등대로 출발했지만 이듬해 3월부터 유인등대로 무려 84년 동안 추자도, 청산도, 보길도, 거문도까지 환하게 불을 밝혔다. 지금은 등대로서의 수명이 다해 바로 곁에 1999년 현대식 등대를 새로 지었다. 18m 높이 백색등탑에서 대형등명기로 15초에 1번씩 반짝이는 불빛을 48㎞ 떨어진 곳까지 비춘다. 날씨가 흐린 날은 저주파 음파 발진기로 음파를 보낸단다.

정민자 진행자가 “사라봉에서 석양을 보면 하늘과 바다가 한몸이 되어 불타는 듯한 감동과 인간의 희노애락이 가슴에 차분히 가라앉는다는 사봉낙조의 현장에서 그런 감흥을 함께 느껴보자”며 바람난장 김해곤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을 소개한다. 이자리엔 등대 체험을 하며 무료숙박하는 관광객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박연술 춤꾼이 은숙 소리꾼의 음에 맞춰 노을빛 부채를 하늘거리며 퍼포먼스를 벌인다. 몸짓 손짓 하나하나가 처연하게 하늘에 닿는다.
박연술 춤꾼이 은숙 소리꾼의 음에 맞춰 노을빛 부채를 하늘거리며 퍼포먼스를 벌인다. 몸짓 손짓 하나하나가 처연하게 하늘에 닿는다.
소리꾼 은숙의 음색이 사라봉을 가득 메웠다. 그의 목소리는 가락지면서도 구슬프다. 은숙과 박연술의 공연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아릿하게 한다.
소리꾼 은숙의 음색이 사라봉을 가득 메웠다. 그의 목소리는 가락지면서도 구슬프다. 은숙과 박연술의 공연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아릿하게 한다.

‘하늘빛 그리움‘이란 주제로 나무꽃 박연술과 은숙이 난장의 첫 무대를 펼친다. 은숙의 ‘으~흐음 음~’ 비음에 맞춰 박연술이 청색과 붉은 색의 한삼, 노을빛 부채를 들고 등대 계단을 하늘하늘 춤추며 맨발로 내려온다. 손에 든 소품들이 하늘과 바람, 노을의 상징이란다. 손짓 몸짓 하나하나가 빚어내는 저들의 노래와 춤사위가 처연하면서도 심금을 울린다.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원 고결 앨토 색소폰 연주자가 ‘Fly me to the moon’ 과 ‘그대 그리고 나’를 연주한다. 그의 몽환적인 연주가 사라봉의 노을을 휘감는다.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원 고결 앨토 색소폰 연주자가 ‘Fly me to the moon’ 과 ‘그대 그리고 나’를 연주한다. 그의 몽환적인 연주가 사라봉의 노을을 휘감는다.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원 고결 앨토 색소폰 연주자가 ‘Fly me to the moon’ 과 ‘그대 그리고 나’를 연주한다. 귀에 익은 맬로디와 부드럽고 몽환적인 엘토 색소폰의 음색이 노을의 이미지와 어울려 듣는 이의 감흥을 돋운다.

시낭송가 김정희와 시놀이의 시낭송 순서다. 구름에 가렸던 노을이 그제서야 빼곰히 얼굴을 내민다. 날씨가 좋지 않아 기대하지 안았던 터라 탄성이 절로 나온다.‘저녁노을이 꽃바다인가/꽃바다가 저녁노을인가/…/모두에게 손 내밀어 착한 이웃이 되어/저녁 노을을 무등타고 돌아가고 싶어라’ 화가이며 시인인 이청리의 ‘사라봉 노을’이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 같다. 시놀이팀 네 사람이 빨간목도리를 두르고 한 구절씩 되풀이 낭송하며 퍼포먼스를 펼친다. -하편에 계속

 

글=문순자

춤과 소리=박연술ㆍ은숙

시낭송=김정의와 시놀이

사진=채명섭

팬플룻, 오카리나=서란영

엘토 색소폰=고 결

음악감독=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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