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지사 '블록체인특구' 헛구호…내년 1억 '찔끔'
元 지사 '블록체인특구' 헛구호…내년 1억 '찔끔'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8.11.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수축위, 관련 예산과 조직 미흡…농촌까지 암호화폐 다단계 피해 우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블록체인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주를 특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예산은 뒷받침되지 않아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해외에서 편법으로 조성한 암호화폐에 대해 도내에서 다단계방식으로 투자를 권유, 피해가 속출할 우려를 낳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중앙 서버에 두지 않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참여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암호화로 관리해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기술이다. 이 기술로 만든 게 암호화폐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 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성산읍)는 29일 소관부서 예산안 심사에서 이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강충룡 의원(바른미래당·송산·효돈·영천동)은 “원희룡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 달라고 했고, 서울에서 강연도 했다”며 “그런데 내년도 예산안에 글로벌 블록체인 허브도시 용역으로 고작 1억7000만원을 편성했다”고 질책했다.

강 의원은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원 지사는 농업과 관광에서 벗어나 미래산업을 블록체인으로 보고 미래전략국을 설치했지만 예산이나 조직은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미 1233억원을 관련 기술 협약에 출자했고, 경기도와 전북은 기술진흥원을 설치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호 위원장은 “제주에서 블록체인 특구가 다 된 것 같이 비쳐져서 해외에서 편법으로 운영되는 암호화폐가 도내 농촌지역까지 다단계방식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은 구제도 못하는 데 특구를 지정하면 뭘 할꺼냐”고 따졌다.

이에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은 “도정 방침 상 예산이 삭감돼서 블록체인 사업은 국비 공모사업과 민간협력을 통해 내년부터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용호 위원장은 “올해 추경에 예산을 반영해 내년부터 착수해야할 사업임에도 내년엔 용역을 하고 내후년에야 사업을 하면 다른 시·도보다 늦은 것”이라고 질책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 피해에 대해 노 국장은 “정부 차원에서 편법적인 암호화폐 발행은 막았지만 유통은 막지 못했다”며 “금융감독원은 암호화폐에 대한 단속과 제재 근거가 없어서 피해 보상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