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단짝
영혼의 단짝
  • 제주신보
  • 승인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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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탄생은 누구의 강요가 아닌 선택이며 성장을 위한 시험의 장이다. 한때 좋았던 것과의 이별은 정해진 순서며 새로운 만남 또한 예외가 아니다. 용기가 앞서야 하며 미련의 끈을 잘라내야 한다. 행복의 기준은 세상 잣대로 잴 수 없으며 따가운 시선에도 자유를 가져야 한다. 사랑은 거래가 아닌 믿음이며 신뢰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불신의 높은 담을 쌓아둔 채 변할 수 있을 거라는 바람으로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내는 이들의 고민도 숨겨야 하는 슬픔이다. 이혼을 하고 외롭고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이 사람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문의하는데 놀랄 만큼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외모나 일상생활까지 닮은꼴이다. 특히 자기변명은 동정으로 위로받으려 하며 소유하려는 욕심은 또 다른 실패임을 알아야 한다. 잡으려 하면 바람같이 사라지고 때가 아니라면 기다림을 더해야 한다.

평소 성실하고 착하다는 주변의 평을 받고 언제라도 반가운 손 인사를 나누는 분과 우연한 자리에 동석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해 가정사냐고 물으니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밝은 표정 속에 사연이 있어 보여 평소 궁금했으나 괜히 자존심을 건드릴까 애써 외면했던 차였다. 잠시 망설임 끝에 사연을 꺼냈는데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공부에 뜻을 두었으나 끝내 학교를 마치지 못해 직장생활을 하다가 부모의 강요에 의해 이른 나이에 결혼했는데 남편은 사사건건 무시와 친정집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나쁜 습관들이 버릇처럼 이어져 잦은 외도와 주벽으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단다.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고 고생만 거듭하다가 결국 자녀를 데리고 가출을 감행했단다. 그 후 기나긴 법정 다툼으로 남남으로 갈라섰단다. 주변의 편견 속에도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땀을 흘려 지금은 넉넉하지 못해도 아쉬움이 없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막연히 보고 싶은 이성이 그려지는데 소녀 감성이 되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생기더니 꿈속에서 보인단다. 마냥 설레는 자신을 보면서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만 은근히 기다렸는데 어느 날 거짓말처럼 손님으로 찾아왔단다. 그들은 첫눈에 서로를 알아봤고 상대 또한 부인과 사별한 지가 한참이나 지나 혼자 노후를 준비하다가 먼 걸음으로 이곳을 지나치다가 운명 같은 이끌림에 찾아왔단다. 약속된 영혼의 단짝이다.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 진정한 축하를 보내준다. 기쁘고 보람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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