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수’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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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BHA국제학교 이사·시인·수필가

제주도는 어디서 물을 구해다 사용하나요?”

강이 없으니 거의 지하수를 사용합니다.”

한 관광객이 70만 명이 넘는 제주도민들이 어디서 물을 끌어다 생활하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계속 질문을 한다.

제주도의 강우량은 2000이상이 됩니다. 한반도엔 평균 1300정도 내립니다. 제주도 해안지대는 1500, 중산간은 2600, 산간지대는 5000이상이 내립니다.”

그렇게 많이 내리는데 왜 홍수가 나지 않나요?”

대부분 내리면서 바로 땅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그럼 제주도의 상수도는 모두 지하수인가요?”

거의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천수를 모은 어승생 수원지 등이 있으나 95% 이상이 지하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제주도에서는 굳이 생수를 사먹을 필요가 없고 수돗물을 바로 마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내 설명이 바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거의 일상생활에서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 너무 맑고 맛있고 상큼하다. 몇 달 전까지 동티모르에서 거의 매일 물과의 전쟁을 치르며 살았었다. 목욕을 해도, 설거지를 해도 뿌연 물때가 가득 끼어 생수로 다시 씻어내야 했다. 수입한 생수 구입비가 엄청난 부담이 되었다.

얼마 전의 일간지를 보면 수돗물 음용을 장려하기 위해 서울시는 아리수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행사를 진행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수 두 종류와 아리수를 똑같이 생긴 병에 넣고 시민에게 시음하게 한 뒤 가장 맛있는 물을 고르게 했더니, 3분의 1이 아리수를 선택했다. 아리수는 고구려 시대에 불렀던 한강의 이름이다. 아리수는 무려 170가지 수질 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물이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 국민 100명 중 95명은 물을 수도꼭지에서 받아 마시지 않는다. 대신 정수기 물이나 생수를 마신다. 프랑스에서는 국민의 66%가 직접 수돗물을 마신다. 미국과 일본의 수돗물 음용률도 각각 56%52%에 달한다.

제주의 수돗물을 어떨까? 아마도 우리나라는 물론이요,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경쟁력을 가진 최고 품질의 음용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30년 이상 정제 형성된 지하 암반 40~60m 깊이에 분포하는 고급 지하수이기 때문이다. 화산섬의 풍부한 용암 미네랄이 듬뿍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 관리 종합계획(2013)에 의하면, 제주도의 수문총량은 연간 377000t이고 지하수 함양량은 167000t, 증발산량은 126000t, 직접 유출량은 83000t이다. 지속가능한 지하수량은 64000t인데, 현재 2t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걱정이 없으나 앞으로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대한 사용량 증가에 따라 미래의 지하수 사용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예로부터 산 아름답고 물 좋은 곳에 사는 것이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다. 아름다운 한라산을 벗 삼고, 깨끗하고 맛 좋은 지하수를 맘껏 쓰는 제주 사람은 더 없이 행복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정수한 물이나 생수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 대신 제주 물에 대한 연구와 분석, 또 품질을 향상시켜, 이를 널리 알릴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주 물에 예쁘고 멋있는 이름도 지어 불러주면 좋겠다. ‘탐라수라 부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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