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방(輔導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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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방은 ‘사람이 살거나 일을 하기 위해 벽 따위로 막아 만든 칸’을 말한다. 즉 어떤 용도를 위해 건축을 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현대 주택에선 취침과 개인적인 일이나 휴식 등 개인생활을 확보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이 때의 방은 방 방(房)자를 쓴다.

방은 삶의 공간이다. 밤이면 지친 몸을 누이고, 아침이면 새 힘을 얻는 곳이다. 적을 땐 하루의 3분의 1, 많을 땐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이 방이다. 그곳에서 출산, 죽음, 식사, 사색, 독서, 섹스 등 인간의 여러 행위가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방은 인간 존재의 무대이다.

▲우리나라에서 방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그 용도와 기능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가졌기 때문이다. 안방, 사랑방, 골방, 행랑방, 문간방, 책방, 한약방, 복덕방 등이 그러하다. 휴식이나 놀이를 위한 공간인 다방, 만화방, PC방, 게임방, 찜질방 등도 귀에 익숙하다.

노래방, 소주방처럼 유흥의 공간으로서 ‘밤’ 문화가 되기도 한다. 그랬던 방이 어느 순간부터 음란의 공간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한다. 성(性)을 사고 파는 퇴폐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거다. 보도방, 키스방, 전화방, 포옹방, 인형방 등의 업소들이 곳곳에서 성업 중인 게 그 예다.

▲그중 보도방의 변신이 이채롭다. 도울 보(輔), 이끌 도(導), 방 방(房)자로 구성된 보도방(輔導房)은 한자 그대로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장소’라는 뜻이다. 처음엔 직업소개소를 가리켰다. 1980년대 이전이었다. 당시엔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유흥업소 등에 여성을 공급하는 알선책으로 변질됐다. 그 즈음 사회 일각에선 성매매 여성의 일거리를 소개하는 업소라고 빗대었다. 그로 인해 최근에 보도방이라고 하면 윤락여성이나 술집 도우미, 노래방 도우미를 알선해 주는 불법 조직을 일컫는다.

▲감귤 수확이 한창인 시기다. 헌데 몇몇 농촌지역에서 나이가 많은 독신 남성이나 홀로 사는 노인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보도방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해당 노인들 중 일부는 감귤 판매로 돈이 두둑한 데다 씀씀이도 커 보도방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간당 평균 봉사료는 3만원가량이고, 하루에 30만원 넘게 탕진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허, 그것 참….” 아무튼 서귀포시가 특별 단속에 나섰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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