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수원지가 오염 심각해 폐쇄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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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맑은 물의 대명사였던 한림(옹포)수원지가 질산성질소에 오염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쇄된다니 하는 말이다. 이곳은 1974년 하루 2만t의 용천수 수원지로 개발된 후 40년 넘게 지역주민에게 음용수를 공급해온 젖줄 역할을 해왔다. 그런 곳에 자물쇠를 채운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그것도 가축분뇨가 오염원으로 지목돼 심히 우려된다.

도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림수원지에 대한 수질조사 결과 질산성질소가 먹는 물 기준인 ℓ당 10㎎를 넘나든다고 한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다른 지역 수원지와 달리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은 이유로 가축분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때문에 1일 공급량 2만t 중 1만t은 정수처리 후 내보내고, 부족분 1만t은 안덕면 서광수원지에서 끌어다 쓰는 실정이다.

상하수도본부는 앞으로 5년 내 한림수원지를 폐쇄한 뒤 옹포천 상류지점에 하루 1만t 규모의 새로운 취수공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은 대정읍의 서림수원지 역시 마찬가지다. 인근 30개 마을의 상수원이었지만 1990년대 초부터 질산성질소가 높게 검출되면서 2012년 폐쇄됐다. 그런 곳이 추자1·2수원지와 호근수원지를 포함해 이미 4군데에 이른다.

정말이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질산성질소 농도가 개선되지 않는 건 상부 지층의 축산폐수가 지속적으로 지하수로 유입된다는 의미다. 특히 인위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제주도가 매년 지하수 관리를 엄정히 강화한다면서도 이런 상황이라니 기막힐 노릇이다.

이쯤이면 가축분뇨 무단 배출의 끝이 어디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궁극엔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협받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차제에 오염원에 대한 점검·단속이 더욱 강화되길 촉구한다. 이미 오염된 지역을 되살릴 비상한 조치도 필요한 시점이다. 마실 물도 마음놓고 사용할 수 없다면 제주의 미래는 가히 재앙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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